최근 국민안전처의 지자체별 화재ㆍ교통 안전 등급에서 화재분야 최하위인 5등급을 받은 전남 완도군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그동안 섬 지역이라 화재 걱정 안하고 살아왔는데 느닷없이 '전국에서 가장 안전하지 못한 지역'으로 지정돼 황당하다는 것이다.
완도군의 사례를 계기로 이번 등급 발표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니, 전남 등 농어촌 지역들은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고 도시 지역은 높은 것이 눈에 띈다. 상식적으로 건물ㆍ공장ㆍ차ㆍ도로가 많은 도시 지역이 한적한 농어촌 지역보다 화재ㆍ교통 분야에서 더 안전하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알고 보니 안전처의 산출식에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안전처는 2013년 화재ㆍ교통사고 통계에서 1만명당 사망자수를 기준으로 각 지표를 더하고 빼서 안전 등급을 산출했다.
지역별 안전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실제 현실을 정확히 객관적으로 반영되도록 기준이나 지수를 설계해야 한다. 낮은 등급 지역들은 벌써부터 '낙인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지수'는 발표 안하느니만 못하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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