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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침묵하는데…형제는 서로 "아버지는 내 편"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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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침묵하는데…형제는 서로 "아버지는 내 편"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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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전 부회장 "동생 해임은 아버지의 결정"
롯데 근거없는 주장 "실적 부진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의 해임이 이뤄졌다"
결국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분수령…표대결까지 갈 듯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에서 이사 교체를 제안하겠다고 나선 것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확실한 신임을 전제로 깔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대신 '포스트 신격호'로 자신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이는 그 간 아버지의 뜻에 따라 신 회장이 롯데의 후계자로 낙점됐다는 주장과 정면배치된다. 또, 신 전 부회장은 동생의 해임이 쿠데타가 아닌 아버지의 뜻이라고도 했다.

롯데그룹은 코너에 몰린 신 전 부회장의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면서도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의중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行으로 장남의 행동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였던 터라 더욱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가 최대 분수령으로 떠오르며 후계자 자리를 둘러싼 진실공방으로 롯데家 왕자의 난은 2라운드에 돌입했다.
◆쿠데타 vs 아버지 의지…누가 辛의 선택을 받았나= 아버지를 앞세워 신 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서 해임하려다 무위에 그친 신 전 부회장은 29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 교체를 추진하겠다"며 정면 대항의 의지를 보였다. 신 총괄회장과 종업원 지주회를 합하면 의결권이 전체의 3분의2가 된다는 것이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이다.

신 전 부회장이 맞대응을 예고한 것은 이번 사태의 키를 쥐고 있는 신 총괄회장의 의중이 자신에게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는 인터뷰에서도 수차례 강조됐다. 그는 "일관되게 그 사람(신동빈)을 추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아버지가 신 회장을 해임하는 지시를 듣지 않으니 일본에 와서 결정을 전하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쿠데타가 아닌 아버지의 결정이었다는 얘기다.

신 회장이 중국 사업과 한국 롯데의 사업 실적을 신 총괄회장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던 것 등을 신 총괄회장이 결단을 내린 배경으로 거론했다.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신 총괄회장이 차남에게 등을 돌리고 장남을 선택했다는 것으로 거의 가닥이 잡혔던 롯데 후계구도가 완전히 뒤바뀔 수도 있게 된다.
롯데의 주장은 다르다. 신 전 부회장이 고령이 신 회장을 억지로 일본으로 모시고 가 해임발표를 유도한 것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 신 회장이 주장했던 중국 사업 투자 보고 누락 및 거짓 보고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시작단계부터 총괄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며 매번 계열사 보고 사업실적 보고도 받았다고 했다.

28일 열렸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신 회장이 대표로 선임된 것은 우호지분이 우세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자세한 지분 내역을 일본 롯데홀딩스가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권 분쟁 2R, 표 대결로 본격화될 듯=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은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일본 홀딩스 지분을 50% 이상 확보해 표 대결이 벌어지더라도 경영권 다툼에서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신 전 부회장이 우호지분을 아무리 많이 확보한다 해도 절반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측 20%대 지분과 광윤사(27.65%), 우호세력으로 거론되는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 (약 1%)을 합쳐도 지분이 50%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신 총괄회장의 의중이 신 회장 측에 있다는 가설을 근거로 한다. 만약 신 총괄회장이 신 전 부회장의 주장대로 장남을 선택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신 총괄회장이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은 28%다. 핵심인 광윤사 지분이 신 회장의 우호세력이 된다 하더라도 신 전 부회장에게 아버지 지분이 넘어가면 경영권 승계가 어떻게 흘러갈 지 예측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신 전 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인 자산관리 회사가 33%를 지닌다"며 "나는 2% 미만이지만 32% 넘는 종업원 지주회를 합하면 3분의2가 된다"고 밝혔다.

결국 경영권을 누가 차지하느냐는 신 총괄회장의 의중이 드러나는 롯데홀딩스 주총이 끝나봐야 알 수 있게 된다. 주총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이뤄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신 전 부회장이 29일 밤 예상보다 빨리 전격 귀국한 것도 아버지 설득 작업과 함께 세 결집에 나서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표 대결로 가게 되면 승산이 있다고 본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일본에 남아있다는 것은 신 전 부회장의 일본 내에서의 영향력이 여전해 이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 전 부회장이 인터뷰에서 자신있게 얘기했듯 신 총괄회장이 장남 편을 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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