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과 검찰에 따르면 성 전 회장 리스트로 가장 시선이 쏠리는 곳은 다이어리에 기재된 금융권 내 인사들이다. 성 전 회장 다이어리에는 2013년 9월3일 김진수 당시 금융감독원 기업금융구조개선 국장과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같은 해 9월12일과 13일에는 채권은행장인 임종룡 당시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을 만났다고 기록돼 있다.
같은 시간 충청권 출신 인사들이 금융감독원 요직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금감원은 충남 예산 출신인 최수현 원장이 이끌었고 채권은행들에 대한 감독 업무는 충북 충주 출신인 조영제 부원장이 담당했다. 충청권 인사로 부원장보를 거쳐 올해 초 퇴직한 김진수 전 부원장보도 당시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관장하는 금감원 기업금융개선국 수장을 맡고 있었다.
이들은 진 원장 취임 이후 대부분 경질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선 작년 11월 최 전 원장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물러난 것이나 김 전 부원장보가 올 1월 인사에서 퇴임한 데는 경남기업 사태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실제로 감사원은 작년 실시한 금감원에 대한 감사에서 경남기업의 워크아웃 과정에 금감원 간부들이 채권단을 상대로 일정 부분 외압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부원장보는 이에 대해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워크아웃이나 금융지원은 채권은행이 엄격한 실사 및 여신심사를 통해 실시했을 뿐 정치권의 청탁 등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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