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양의 화석연료가 결국 좌초자산이 될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여러 측면에서 제시되고 있다. 첫째 규제로 인해 화석연료의 사용이 제한될 것이라는 점을 꼽는다. 이런 규제는 온실가스의 배출을 통제하려는 국제적 합의에 따른 경우도 있지만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세 번째 이유는 사회적 압력을 들 수 있다. 특히 사회책임투자자들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기업들에게 좌초자산에 대한 정보 공개와 그로 인해 생기는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밝히라는 요구를 하거나 심지어는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기업에는 투자를 철회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영국의 셰일 가스 개발 기업인 Cuadrilla Resources사는 세일가스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환경 피해와 관련하여 환경단체의 거센 항의에 시달리고 있고 원자력 발전 또한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여러 나라에서 축소ㆍ폐쇄하는 진통을 겪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과 그로 인한 건강 문제도 사회적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은 물론이고 EU에서도 2010년 2만2000명의 사망이 석탄 발전으로 인한 환경오염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고 그만큼 화석연료에 대한 사회적ㆍ정치적 지지는 줄어들 것이다.
에너지컨설팅 업체 케플러(Kepler Chevreux)사의 추산에 따르면 화석연료 기업이 좌초자산으로 입게 될 손실이 향후 20년간 28조달러에 달할 것이고 기업 가치는 현재보다 40~60%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은 기업은 이제 기업가치 하락이라는 위험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가 오고 있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거나 기후변화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업종만이 아니라 금융이나 소비재 생산 같은 업종도 좌초자산으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의 직간접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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