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철강, 석유화학업계는 반쪽짜리 성과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철강시장은 과포화 상태"라며 "중국 시장이 개방된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을 뚫고 얼마나 진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고급제품, 신시장 개척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지만 큰틀에서 보기에는 대세(업황 불황)를 바꿀 만한 요소로 작용하진 않을 듯 싶다"며 "이번 한중 FTA로 철강업계가 얻는 이득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석유화학업계 또한 한중FTA가 발효되더라도 기대와 달리 실익이 거의 없을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의 우수 제품인 나프타와 윤활기유의 관세 철폐 기간은 15년, ABS(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는 20년이 걸린다"며 "관세 철폐에 따른 이익을 맛보기엔 너무 긴 시간"이라고 전했다. 또한 "일부 긍정적 영향이 있을 순 있지만 이미 기업들이 시설 가동률을 높이고 중국 내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며 "기존 절대 관세율도 높지 않았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시장을 겨냥해 생산력을 확충한 부분이 양허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불만이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섬유업계의 주력 제품인 테레프탈산과 파라자일렌 등의 설비투자를 크게 늘렸는데, 초민감 품목에 포함되면서 실익이 없어진 건 물론, 과잉설비에 따른 부담만 생기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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