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ㆍ중의원외교협의회 소속 의원 40명은 원내대표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본회의가 열리는 20일 오전 3박4일 일정으로 중국 출장을 떠났거나 금명간 출발할 계획이다. "개인 사정으로 일부 의원들은 빠질 것"이라는 얘기도 들렸지만 당초 명단에 나온 의원 대부분이 중국행 비행기를 선택했다.
해외출장에 따라 공식적으로 자리를 비운 의원은 재적의원 300명 가운데 52명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개인 일정으로 참석이 어려운 의원까지 합치면 본회의 불출석 의원 숫자는 재적의원의 5분의 1인 6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의원외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외유가 아닌 해외출장 자체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하지만 50명 이상이 자리를 비우면서 법안 처리에 필요한 의결 정족수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할 법안은 총 27개다.
해외출장에 나선 의원 가운데 여당 의원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새누리당에 대한 비난도 거셀 전망이다. 해외로 나간 의원 52명 가운데 38명이 새누리당 소속이다. 이날 중국으로 간 의원의 경우 40명 중 32명이 여당 의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이미 일정이 잡힌 중국방문을 간과했다는 점에서 방문 의원들에게만 책임을 떠넘기기 힘든 실정이다.
특히 강창희 국회의장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야당 소속인 박병석 부의장(민주당)이 본회의 사회권을 쥐게 됐는데, 야당 의원이 본회의를 진행한 전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국회의장까지 자리를 비운 마당에 원내대표가 문자메시지를 돌리면서 직접 나선다고 해도 의원들이 듣겠냐"며 "의장이 (출장)시기를 잘못 고른 것 같다"고 꼬집었다.
본회의 일정을 연기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국회 관계자는 "재적의원 과반이 출석하면 법안 의결이 가능한 만큼 본회의 진행에는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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