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불황과 취업난에 자진해서 입대를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급증하면서 군대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군대 재수생'이 늘고 있다.
육군의 경우 5만8150명을 모집하는 데 24만4384명의 지원자가 몰렸으며 해군은 5993명을 뽑는데 2만5105명이 지원했다. 육군과 해군의 입영 경쟁률이 4 대 1이 넘는 것이다. 해병대와 공군 역시 모집인원의 3배가 넘는 인원이 입대를 자원했다.
병무청 현역지원과 관계자는 "모집병은 대개 징집명령이 떨어지면 입대하는 일반병과 달리 본인이 입대 날짜를 선택할 수 있어 휴학 등 학업계획을 주도적으로 세우고 싶어 하는 청년에게 인기가 높다"며 "불황으로 인해 가정의 등록금 부담이 커지자 자녀에게 입대를 종용하는 부모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역병 모집 제도는 자신의 전공ㆍ자격ㆍ면허 등 특기를 살려 입영하고, 군 복무 기간 중 관련 특기를 충분히 연마한 후 전역함에 따라 취업 및 학업에 도움이 되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군이 일반병 모집 인원을 줄이면서 청년들이 모집병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군 징집 인원은 일반병의 경우 1만명, 모집병은 5000명이 줄었다. 병무청 관계자는 "일반병 입대를 희망하던 사람들이 모집병에 몰리는데다가 모집병 수요까지 줄어 모집병 지원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대에 지원하고도 입영통지서를 받아보지 못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병무청 홈페이지에 있는 국민마당 게시판에는 "군대 좀 보내주세요", "군대 좀 붙여주세요", "군대 왜 자꾸 떨어뜨리나요" 등 입대 지연을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와 세태를 반영해주고 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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