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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도 재수해야 할판" 입영 지원 경쟁률 4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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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서울 소재 사립대에 재학 중인 김모(20ㆍ서울 사당동)군은 올 8월 군 입대를 계획했다. 내년 대학 입학을 앞둔 남동생까지 뒷바라지해야 하는 부모님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서다. 김군은 올해 초 육군 모집병에 지원하면서 당연히 국가의 부름을 받으리라고 생각했다. 군 입대를 염두에 두고 휴학 신청까지 마쳤다. 하지만 병무청은 입영통지서 대신 '입영 지원자가 밀려 입대하려면 3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통보해 왔다. 김군은 울며 겨자 먹기로 복학했고 졸지에 군 입대 재수생이 됐다.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평일에만 일했던 김군의 어머니는 큰 아들의 입영 계획이 무산되면서 두 아들의 등록금을 벌기 위해 주말까지 근무 기간을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

끝없는 불황과 취업난에 자진해서 입대를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급증하면서 군대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군대 재수생'이 늘고 있다.
12일 병무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육군ㆍ해군ㆍ해병대ㆍ공군 등 군 모집병의 지원자 수는 36만1883명으로 계획 인원(8만5050명)을 4배 이상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집병의 계획 인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8만8244명)보다 3000명 이상 줄었지만 지원자 수는 전년(28만5896명)과 견줘 7만명이상 확 늘었다. 군의 모집병 수요는 지난해보다 줄었는데 지원자는 크게 늘어난 것이다.<그래프 참조>

육군의 경우 5만8150명을 모집하는 데 24만4384명의 지원자가 몰렸으며 해군은 5993명을 뽑는데 2만5105명이 지원했다. 육군과 해군의 입영 경쟁률이 4 대 1이 넘는 것이다. 해병대와 공군 역시 모집인원의 3배가 넘는 인원이 입대를 자원했다.

"군대도 재수해야 할판" 입영 지원 경쟁률 4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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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은 모집병 지원율이 급증한 요인을 불황과 취업난으로 보고 있다. 취업난에 불황까지 겹치면서 군대를 탈출구로 삼는 청년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연령별 취업자 수는 20대가 지난해 8월보다 3만6000명 줄어 1년4개월 연속 감소했다.

병무청 현역지원과 관계자는 "모집병은 대개 징집명령이 떨어지면 입대하는 일반병과 달리 본인이 입대 날짜를 선택할 수 있어 휴학 등 학업계획을 주도적으로 세우고 싶어 하는 청년에게 인기가 높다"며 "불황으로 인해 가정의 등록금 부담이 커지자 자녀에게 입대를 종용하는 부모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역병 모집 제도는 자신의 전공ㆍ자격ㆍ면허 등 특기를 살려 입영하고, 군 복무 기간 중 관련 특기를 충분히 연마한 후 전역함에 따라 취업 및 학업에 도움이 되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군이 일반병 모집 인원을 줄이면서 청년들이 모집병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군 징집 인원은 일반병의 경우 1만명, 모집병은 5000명이 줄었다. 병무청 관계자는 "일반병 입대를 희망하던 사람들이 모집병에 몰리는데다가 모집병 수요까지 줄어 모집병 지원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대에 지원하고도 입영통지서를 받아보지 못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병무청 홈페이지에 있는 국민마당 게시판에는 "군대 좀 보내주세요", "군대 좀 붙여주세요", "군대 왜 자꾸 떨어뜨리나요" 등 입대 지연을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와 세태를 반영해주고 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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