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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태' 극언에 靑 격분.. 無품격 無중재 끝없는 갈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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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통령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의 자식'으로 매도
갈등 조정해야 할 정치권이 정쟁 갈등 유발 확산에 매몰
전문가들 "갈등충격 흡수가 정치의 역할.. 화합형모델 설정해야"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오종탁 기자]"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인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전날 발언에 대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돌직구는 '양보 없는 기싸움'의 개시 종소리다.
2013년 7월, 대한민국에 중재자가 설 자리는 없다. 갈등을 조정하고 봉합해야 할 정치인들은 양 극단에 서서 반대쪽에 창을 겨누기만 한다. 12일 청와대와 민주당의 '막말 논쟁'은 이런 행태의 전형을 보여준다. 전날 홍익표 원내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귀태(鬼胎,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이란 뜻)의 후손'이라 말하자 "국민에 대한 모독이며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며 당 차원의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귀태발언'에 대해 브리핑 하는 이정현 홍보수석. (사진제공 : 청와대)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귀태발언'에 대해 브리핑 하는 이정현 홍보수석. (사진제공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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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의 옳고 그름을 떠나 끊이지 않는 정치권의 갈등 증폭과 조장은,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 불신을 유발하고 대화와 타협은 '불필요한 낭비'라고 받아들이게 하는 부작용이 있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사회구성원들은 정치권의 모습을 모방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정치 갈등이 확산되면 그것은 곧바로 사회 갈등, 지역ㆍ계층 갈등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정치권은 새로운 화합형 정치모델을 설정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주의료원ㆍ밀양송전탑ㆍ국정원 선거개입과 북방한계선(NLL) 논란 등 최근의 격한 사회갈등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치권은 이를 조정하는 주체로 기능하지 못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국회가 자신에게 주어진 막강한 권력을 '복잡한 사회의제의 효율적 제도화'에 쏟지 못하고 소모적 정쟁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런 측면에서 문제는 갈등 그 자체가 아니라 해결방법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회의원이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용병이라고 생각할 때 '필요한' 갈등을 야기해 경각심을 일으킬 수 있다면 사회 발전에 적절한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다만 그 갈등의 충격을 흡수하는 게 정치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역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 "갈등 해소를 위한 상시적인 협의 조정 기구를 두는 등 갈등관리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귀태발언'을 계기 삼아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는 시도 역시 '눈에는 눈' 식이다. "4대강은 사실 대운하였다"는 감사원의 발표가 가져올 혼란과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려 들기보다 "국민을 속인 것"이라며 상대편을 '확인사살' 하려는 극단적 태도도 마찬가지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우리 정치권에 팽배한 '전투적 극단주의'의 근원을 40년대 후반 해방정국에서 찾는다. 사회적 대혼란 속 '양보할 수 없는 생존의 아사리판'에서 싹튼 극단주의는, 그러나 분열과 증오뿐 아니라 공부하고 일하는 데에도 목숨을 걸기 때문에 한국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 긍정적 효용도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 생각과 행태를 달리하면서 전투적 극단주의를 실천하는 두 세력 사이의 극렬 대립 구도에서 '중간'이 필요하다"는 강 교수의 10년 전 진단과 제언에 정치권이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신범수 기자 answer@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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