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할리우드 영화 '트랜스포머4'에 중국의 톱 여배우 리빙빙(李氷氷)이 캐스팅된 배경을 소개하며 중국을 향한 할리우드의 구애가 시작됐다고 최근 소개했다.
'트랜스포머4'에는 리빙빙 말고 '트랜스포머4 중국인 배우 찾기 리얼리티 쇼' 우승자 4명도 캐스팅될 예정이다. 다음 달 방송될 '트랜스포머4 리얼리티 쇼'는 연기 경험이 있는 배우 2명과 경험 없는 일반인 2명을 선발한다. 참가자만 8만명을 넘는다.
'트랜스포머4'는 미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중국 영화 채널 지아플릭스 엔터프라이즈의 합작으로 제작되는 만큼 중국 배우들이 적극 참여한다. 미 블럭버스터의 중국화 전략인 셈이다.
중국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영화시장으로 성장했다. 지난 3월 미 영화협회가 지난해 영화관 입장권 수익을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티켓 판매액은 27억달러(약 3조429억원)로 기존 2위인 일본보다 많았다. 1년 사이 세계 영화시장이 6% 성장했지만 중국은 6배인 36% 성장했다.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영화시장은 외화에 대해 배타적이다. 물론 자국 영화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중국 정부는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는 외화 수를 연간 34편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외화라도 중국 투자자가 전체 투자액의 33% 이상을 쏟아 붓고 중국 배우가 주연급으로 캐스팅된데다 중국 내 촬영분이 포함되면 '중국 영화'로 간주된다. 외화 쿼터 제한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중국 극장에 간판만 걸 수 있다면 돈방석에 앉는 것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하는 할리우드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중국을 향한 할리우드의 노골적인 구애에 대해 불편하게 여기는 시각도 많다. 중국 관영 영자 신문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24일자 오피니언 난에서 일부 할리우드 영화가 중국과 합작을 내세워 흥행몰이에 나섰지만 영화 속 중국적 요소들은 '구색'일 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중국 배우 판빙빙(范氷氷)의 출연으로 중국에서 화제가 된 '아이언맨3' 중국 버전은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눈속임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언맨3'의 중국 버전이라고 해서 잔뜩 기대하고 영화를 본 중국인들은 카메오로 3분 남짓 등장한 판빙빙과 짜 맞추기식으로 중간 중간 삽입된 자국 브랜드 제품들에 실망하고 말았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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