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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의 의원정수 축소 방안, 정말 '새 정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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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특권, 오해와 진실②]300명 의원數 OECD 최하위…"입법수요 감당못해"

국회 쇄신의 바람이 거세다. 여야 모두 의원 특권 내려놓기와 국회 선진화에 적극적이다. 정치 변화를 바라는 여론 때문이다. 방향은 옳을지라도 각론은 따져봐야 한다. 현재 거론되는 국회의원 특권의 진실은 무엇인가. 의원 특권의 실체를 분석하고, 바람직한 방안을 제언한다.<편집자주>

① 월급 850만원 J의원, 자녀 학비 못내는 까닭
② 安의 의원정수 축소 방안, 정말 '새 정치'일까
③ 면책특권 없애면 '떡검 공개 노회찬'은 없다
④ '청목회법'은 왜 안되나…소액 정치후원 활성화 필요
⑤ 진짜 논의해야 할 숨겨진 특권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지난해 10월 23일 참여연대와 경실련 등의 시민단체가 발칵 뒤집혔다.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선거 후보가 의원 정수 축소를 정치개혁안으로 발표한 데 따른 반응이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이선미 간사는 "대부분의 정치학자들이 의원수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데다 국민의 대변자를 늘려도 부족할 판인데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거론했던 안 후보가 의회를 약화시키자고 주장해 놀랐다"고 들려줬다. 안 후보 캠프에 있던 한 정치학과 교수도 "의원 정수를 정치개혁안에 넣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어찌된 일인지 포함돼 놀랐다"고 전했다.

의원 정수 축소 논의는 각계의 거센 비판을 받았고, 안철수-문재인 후보간 새정치 합의문에도 정수조정으로 마무리됐다. 이후 대선과 새정부 출범의 과정을 거치면서 수그러들었다. 여야가 세비삭감, 의원연금 축수 등을 다룰 정치쇄신특별위원회를 가동했지만, 의원 정수 조정을 담은 선거구획정과 관련해서는 정당간, 의원간에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논의가 미뤄지고 있다.

◆국회의원 300명, 선진국 대비 적은 수준
정치권 안팎에서는 오늘날 의회에 필요한 것은 국회의원의 '정원 축소'가 아니라 '특권의 축소'라고 입을 모은다. 의원수를 늘려 민의를 폭넓게 대변해 의회의 권한을 강화하되 생색내기·실적쌓기용 의원발의나 쪽지예산, 권한 남용을 막고 특권은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安의 의원정수 축소 방안, 정말 '새 정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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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국회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더라도, 또 과거 제헌국회 이후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에도 적정 대표성의 규모를 확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국회의원연맹의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의원 1명이 대표하는 인구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에 네 번째로 많다. 우리나라보다 의원 1인당 대표 인구수가 많은 나라는 일본, 멕시코, 미국으로 모두 인구 1억 명이 넘는 나라들이다. 우리나라와 인구규모가 비슷한 스페인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의원 1명이 대표하는 인구수는 스페인의 2배가 넘고, 인구 6000만 명이 넘는 이태리, 프랑스, 영국, 독일, 터키도 모두 우리나라보다 더 적은 인구를 대표하고 있다.

제헌국회 당시 의원 1명은 10만 명을 대표했지만, 2012년 기준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16만 3000명을 대표하고 있다. 제헌국회보다 인구수 기준 대표성이 더 낮아진 것이다.

◆"의석수 줄이면 정책수요 감당 어려워"

의정 기능으로 보면 현재 의석수는 국회에 요구되는 입법 및 정책수요를 감당하기에 심각한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18대 국회는 13대 국회에 비해 10.3배 많은 의안을 접수했고, 법률안만을 기준으로 보면 14.8배로 증가했다. 19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 현재까지도 접수의안은 18대 국회에 비해 또다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회는 한편으로 의석수를 늘리고 다른 한편으로 행정부-국회 정책협의 및 조정, 정당과 의원들의 사전준비를 통해 접수 의안의 수를 줄여가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의원수 늘려 행정부 견제시켜야

박명림 연세대 대학원 지역학협동과정 교수는 "역사·국제적 관점 등으로 볼 때 국회 의석수를 최소 600명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며 "다양한 계층의 대표가 가능한 한 많이 모여 국민 의사를 직·간접으로 대변하게 하는 것 이상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치혁신위원회를 맡았던 정해구 전 위원장은 "의원 정수 축소가 새정치의 핵심인 것처럼 된 것은 과잉 의제화된 것"이라며 "의원수 자체만 떼어놓고 말하면 그것이 새정치라고 얘기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의원 정수는 두 배로 늘리고 세비는 반으로 낮추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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