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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신상 공개범위 놓고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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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알림 사이트 폭주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정준영 기자]통영 초등학생 실종 사건의 용의자가 '한 동네 이웃'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남 통영경찰서는 23일 한아름 양(10)을 납치 살해한 혐의로 김점덕(45)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성폭력 전과자였다. 2005년 62세 노인을 성폭행하려다 피해자가 반항하자 돌로 내리쳐 강간상해죄로 4년간 실형을 살고 2009년 출소했다.
그러나 그가 성범죄자였다는 사실을 이웃들은 몰랐다. 성범죄자 신상 공개 대상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범위 등을 놓고 논란이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성범죄자 신상공개제도 허점은=성범죄자 신상을 인터넷으로 공개하는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가 서비스를 개시한 것은 2010년 1월부터다. 처음에는 여성가족부 주도로 아동ㆍ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만 공개했으나 2011년 4월부터 법무부가 만 19세 이상의 성인 대상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문제가 된 것은 김씨가 성범죄자 인터넷 신상공개 관련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 아동청소년 성범죄자의 신상 공개는 2010년 1월 1일 이후 범죄를 저지른 자를 대상으로 한다. 성인 대상 성범죄자의 경우 2011년 4월 16일 이후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자로 한정된다. 2009년 출소한 김씨는 어느 쪽이든 해당되지 않는다.
성범죄자 신상 공개를 법무부와 여성가족부가 나눠 맡고 있는 것도 관리 업무가 매끄럽게 돌아가지 않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아예 적용 법령부터 다르다. 법무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여성가족부는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적용한다.

양 쪽이 성범죄자 데이터베이스를 따로 관리하면서 신상공개 대상 인원 등 상대편의 업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하반기 성범죄자 신상 정보를 스마트폰으로도 열람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계획이지만 이 경우에도 법무부가 관리하는 성인 대상 범죄자 정보는 제외된다. 국민 입장에서는 '반쪽짜리' 서비스나 다름없다. 업무 이원화가 비효율을 낳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예방효과 더 지켜봐야=용의자 검거 직후 신상공개 관련법을 소급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유경희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은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피해자의 생명과 성범죄자의 소급 신상 공개 중 우리는 무엇을 우선해야 합니까?"라는 글을 올려 신상공개 소급적용을 촉구했다.

그러나 법적 안정성 문제로 소급적용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법원 관계자는 "법이 개정된 지금은 성범죄자에 대한 신상공개를 소급해서 명령할 수 있지만 통영 사건 피의자 김정덕에 대한 선고 당시엔 소급해서 명령할 수 없었다"며 법이 바뀌었다고해서 새로운 범죄사실 없이 공개명령만을 따로 부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금은 재판에서 과거 범죄에 대한 신상공개명령도 가능하도록 판례가 변경됐지만. 당시에는 법이 바뀌기 전이라 과거 범죄사실에 대한 신상공개 명령은 불가능했다.

성범죄자 신상공개 제도가 실질적인 성범죄 예방 효과를 거두기까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윤덕경 연구위원은 "2000년부터 신상공개가 실시됐지만 지금처럼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계도 차원에서 머물렀다"며 "최근 대형 범죄가 많이 터지면서 인터넷에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고 우편고지까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청소년 대상 성매수 초범도 신상 공개 대상자에 포함되는 등 관련법이 적용되는 범죄의 영역이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윤 연구의원은 "아직까지 제도가 정착됐다고 보기 어렵고 일반적 인식도 높지 않다"며 "현재 형사정책연구원에서 신상공개 제도의 효과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23일 하루동안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24일 오전 현재 무려 368만명의 접속자가 몰렸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의 강정민 아동청소년성보호과장은 "원래 한 달에 20만명 정도의 방문자를 수용할 수 있는 사이트인데, 하루 사이 4배에 달하는 접속자가 몰려 사이트 이용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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