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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 한 청년 사비 털어 도메인 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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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최근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외국인한테 한글닷컴(Hangeul.com) 인수해 온 게 자랑'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등장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게시자는 "'한글닷컴(Hangeul.com)'에 접속하면 당연히 국립국어원이나 한글 기관이 소유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검색해 본 결과 프랑스인이 가지고 있었다"며 "갑자기 외규장각 의궤 반환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이어 "왠지 (도메인을) 무슨 일이 있어도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수차례의 전화와 이메일로 가격 협상을 본 끝에 21일 가비아(도메인관리회사)로부터 최종 도메인 기관이전 통보를 받았다"고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아시아경제가 사연의 주인공을 찾아 이메일과 전화 연락을 취해보니 사비를 들여 한글닷컴을 인수한 이 누리꾼은 28살의 평범한 회사원 김호영씨였다. 김씨가 한글닷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한 포털사이트에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는 웹툰 '한글을 그리다'를 인상 깊게 읽었기 때문. 김씨는 "웹툰을 보면서 아름다운 한글에 대한 전율이 일었고, 문득 한글닷컴은 누가 운영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김씨가 인터넷 주소창에 'Hangeul.com'과 'Hangul.com'을 쳐보니 두 사이트 모두 소유자가 있으나 정식으로 운영되지는 않고 있었다. 더욱이 'Hangeul.com'은 한 프랑스인이 소유하고 있는 상태. 김씨는 "앞으로 한류 바람이 계속 되면 많은 사람들이 한글에 관해 관심을 가질텐데 이 도메인을 외국인이 갖고 있는 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내친김에 직접 인수해 보자는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추적해 보니 한글닷컴 도메인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1998년, 프랑스인이 이를 사들인 시기는 2006년이었다. 영어로 메일을 보내고 국제전화로 연락이 닿았지만 양측이 생각하는 가격이 너무 차이가 났다.

김 씨는 "프랑스인 소유주가 왜 한글닷컴을 사들였는지 밝히기는 꺼려했지만 이따금 도메인을 사가겠다는 한국인의 문의를 받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씨 역시 그동안 월급을 쪼개 저축했던 돈으로 인수했다고 할 뿐 이 프랑스인에게 얼마를 지불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도메인의 가치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략 1만~6만달러(1124만~6746만원) 정도 들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한글닷컴을 인수하기는 했으나 구체적인 사이트 운영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 김씨는 "당분간 국립국어원과 한국어교육원을 링크시키고 한글 사업을 하는 분들을 홍보하는 장으로 활용하고 싶다"며 "한글에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끼리 모여 의미 있는 일을 구상해 보고 싶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동참해 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김 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의 적극적인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게시판에는 "아직 이런 젊은이가 남아있을 줄이야(아이디 Fin**)" "정부에서 알아서 해야 할 일을 직접 하셨네요(싱하**)" "진짜 자랑할 일이네요" "존경스럽습니다" 등 칭찬글이 줄을 잇고 있다.



장인서 기자 en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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