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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블로그】스티브 잡스, 검은색 터틀넥과 그의 소유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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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정선 기자]

스티브 잡스, 검은색 이세이 미야케 터틀넥과 리바이스 501 청바지, 뉴발란스의 스니커즈로 기억됩니다. 그가 이렇게 검은색 터틀넥을 입은 이유, 10월 24일 동시 출간된 <스티브 잡스>에 설명되어 있네요.
▲ 스티브 잡스, 생전 그의 50세 생일 파티

▲ 스티브 잡스, 생전 그의 50세 생일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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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스티브 잡스는 검은색 터틀넥만 입었는가?
잡스는 자신이 입을 유니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일상적으로 편리할 뿐 아니라(이것이 그가 주장한 이유였다.) 특징적 스타일을 표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는 이세이에게 제가 맘에 들어 하던 그의 검은색 터틀넥을 몇 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랬더니 그 옷을 100벌 정도 만들어 주더군요.” 이 얘기를 듣고 내가 놀라는 걸 본 잡스는 옷장에 쌓여 있는 검은색 터틀넥을 보여 주었다. “이게 제가 입는 옷입니다. 죽을 때까지 입어도 될 만큼 있지요.”


일본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는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그는 이렇게 이세이 미야케를 통해 수도 없이 많은(그리고 같은) 검은색 터틀넥을 가지고 있었고, 그의 시그너처 룩으로 활용했습니다. 그의 이러한 성향은 그의 소유욕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돈과 소유욕을 어떻게 정립했는가?
“애플의 많은 사람들은 웬만큼 돈을 만지기 시작하자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고급 롤스로이스 자동차를 몰기 시작하고 집도 여러 채 장만하더군요. 각각의 집에 지배인도 두고, 나중에는 그 지배인을 관리할 또 다른 누군가를 고용하고요. 그들의 아내는 성형수술을 자꾸 해서 기괴한 모습으로 변해 갔습니다. 나는 그런 삶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정신 나간 짓이에요. 나는 돈이 내 인생을 망치게 만드는 일은 없을 거라고 다짐했습니다.”

물질적인 소유물에 대한, 특히 디자인이 뛰어나고 섬세하게 만들어진 물건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예를 들면 포르쉐와 메르세데스 자동차, 헨켈 칼과 브라운 가전제품, BMW 오토바이, 언셀 애덤스의 사진들, 뵈젠도르퍼 피아노, 뱅앤올룹슨의 오디오기기 같은 것들이었다. 그럼에도 자신이 사는 집은 부자가 된 이후에도 결코 화려하게 꾸미지 않았으며, 가구도 거의 없이 단출해서 셰이커교도(기독교의 한 종파로, 금욕적이고 단순한 생활양식을 추구했으며 장식을 배제하고 본래 의도에 충실한 소박한 가구를 즐겨 썼다. 옮긴이)도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 그는 수행원이나 개인 경호원도 두지 않았다. 근사한 차를 소유했지만 항상 직접 운전해서 몰고 다녔다.

▲ 뱅앤올룹슨 베오사운드 5

▲ 뱅앤올룹슨 베오사운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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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몰입하던 시절 잡스가 배운 교훈은 물질적 소유가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하기보다는 방해한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아는 웬만한 CEO들은 보안과 안전에 아주 세세하게 신경을 쓰지요.” 그가 말한다. “심지어는 집에도 경호원을 두더군요. 그게 어디 사람 사는 겁니까? 미친 짓이지요. 우리는 그런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싶지 않다, 그렇게 결정을 내린 겁니다.”

잡스는 최소한의 필수품을 제외하고는 우드사이드 저택에 가구를 들이지 않았다. 침실에는 옷장과 매트리스, 식당으로 쓰는 공간에는 카드놀이용 테이블과 몇 개의 접이의자가 전부였다. 그는 주변에 자신이 감탄할 수 있는 것들만 놓기를 원했고, 그래서 그저 나가서 많은 가구를 사들이는 일 자체가 힘에 겨웠다. 하지만 이제 아내와, 그리고 곧 태어날 아이와 함께 평범한 동네에 살게 된 그는 양보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쉽지는 않았다. 그들은 침대와 옷장, 그리고 거실에 놓을 스테레오 시스템을 구입했지만, 소파와 같은 가구들을 사들이는 데는 훨씬 더 긴 시간이 걸렸다. “우리는 사실상 8년 동안 가구를 구입하는 문제에 대해 토론을 한 셈이에요.” 파월이 회상했다. “우리는 반복해서 우리 자신에게 물었죠. 소파의 목적은 과연 무엇인가?” 가전제품을 사는 것도 단순한 충동구매가 아니라 하나의 철학적인 과업이었다.

집이 너무도 검소해서, 빌 게이츠는 아내와 함께 방문했을 때 조금 당황하기까지 했다. “가족 모두가 여기서 사는 거예요?” 게이츠가 물었다. 그는 시애틀 인근에 6000㎡의 저택을 짓는 중이었다. 잡스는 애플에 복귀한 이후에도 집에 안전 요원이나 상주 관리인 들을 두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갑부로서는 드문 경우였다. 낮에는 뒷문을 열어 놓기까지 했다.






좀 더 소상한 그의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이야기는 스티브 잡스가 직접 참여한 유일한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 Steve Jobs>를 통해 상세히 읽을 수 있습니다. 국내는 민음사 출간으로 안진환 옮김입니다.






채정선 기자 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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