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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벌집'쑤신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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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검찰이 트위터ㆍ페이스북 등을 통한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 불법선거 운동에 대한 단속 의지를 천명하자 네티즌들은 위축되기는 커녕 '가카(이명박 대통령 지칭)의 뜻이냐'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며 오히려 단속방침을 내놓은 검찰에 대들기 시작했다. '나 부터 잡아가 보라'는 식의 반발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누구를 어떤 방식으로 어디서부터 솎아내야 할 지도 불분명할 정도다. 검찰의 행보에 대한 회의론적 시각도 고개를 들고 있다.

대검찰청은 특정후보에 대한 반복적인 비난 행위, 투표를 독려하며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ㆍ반대의사를 표시하는 행위 등을 포함한 'SNS불법선거운동 단속기준'을 전국 주요 검찰청에 전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전해진 20일부터 21일 현재까지 SNS 세상에는 검찰의 대응을 성토하는 네티즌들의 메시지가 시간당 수백건씩 올라오고 있다.
회사원 신모(33)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검열하는 건 왕정체제 아랍국가 또는 중국 정도인 줄 알았더니 시대를 역행하는 걸 보니 부끄럽다. 하지만 둑을 쌓는다고 물줄기가 끊길까?"라고 검찰을 비난했다. @hj****라는 아이디의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OOO후보 서울시장 되면 서울 망한다. 거짓말쟁이한테 속지 말자. 검찰, 저 잡아가보세요"라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이처럼 네티즌의 반발이 거센 것은 처벌대상이 불명확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SNS를 통한 불법선거운동의 처벌근거는 공직선거법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정보통신법)이 있다. 특정 후보자에 대한 인신 공격 등이 선거에 영향을 줄 정도에 이르렀는지에 따라 단순히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인지 선거사범인지가 나뉘는 것이다.

하지만 사용된 표현이 선거법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투명하더라도 검찰은 공소사실에 근거를 모두 적어 법원의 판단을 구해볼 수 있는 만큼 네티즌들은 '어느 정도로 표현하면 법에 저촉되는지' 조차 명확해지지 않은 채 형사피의자로 몰릴 위험에 놓여 있다.
문제는 이를 판단할 사법부마저 아직 뚜렷한 해석기준을 마련할 여유가 없었다는 데서 커진다. SNS를 통한 선거운동이 활성화된 지난해부터 검찰이 단속기준을 내놓은 20일까지 트위터를 통한 선거법 위반 단속 사례는 45건으로 이 중 실질적인 수사가 이뤄진 경우는 단 2건에 불과해 사례가 극단적으로 부족했다.

이와 관련 법원 관계자는 "공중에게 유포될 것이 당연히 전제된 트위터 등의 경우 문제되는 표현이 있다면 법적 책임을 벗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선례가 전적으로 부족해 해석론이 마련되기까지는 내년 총ㆍ대선 이전까지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인터넷 게시물과 달리 SNS의 특성상 최초 게시자와 최종 게시자의 책임을 비교하기 어렵고 처벌기준이 불명확한 데도 검찰이 서둘러 단속기준을 내놓은 것은 단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기 위해서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황영민 참여연대 간사는 "'불법', '단속'이라는 용어를 공공연하게 쓰는 것에서 표현의 자유 자체를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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