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시장에서 대형 아파트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분양이나 기존 주택시장에서나 대형이 찬반신세이긴 마찬가지다. 좋은 입지와 저렴한 분양가 등의 장점에도 소비자들이 불확실한 시세차익보다는 실수요 위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우건설 도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공급한 주상복합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의 미분양분을 최고 1억8000만원 할인판매하고 있다. 이 분양가엔 발코니 확장과 시스템에어컨 비용이 포함된 금액이다. 특히 한정세대 아파트는 계약금 10%와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도 제공된다. 지난해 분양한 이 주상복합은 지하 4층, 지상 36층 2개동에 아파트 288가구(84~244㎡)와 오피스텔 99실로 구성됐다.
기존 주택시장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비슷하다. 부동산114가 지난해와 올해 전용면적 85㎡ 이상의 중대형 아파트 시세를 비교한 결과 서울은 -0.20%, 수도권은 -0.25%, 신도시는 -0.17%로 모두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용 60m² 이하의 서울은 1.48%, 신도시는 1.67%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68.65m²도 지난 6월 25억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21층의 로얄층이었으나 매도인들이 부르는 최고 호가 26억원 보다 1억원 정도 낮춰 거래가 이뤄졌다.
전세시장에서도 다르지 않다. 서울 성북구 돈암동 한진아파트 152.25m²는 6월 2억8000만원에 전세계약이 됐다. 하지만 이 아파트의 132.96m²는 같은달 3억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큰 아파트 전세를 찾는 수요자가 없다 보니 가격역전 현상이 생긴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형 평형을 꺼리는 상황에서 정부가 신규대출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아 대형 외면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가뜩이나 대형 주택 구매력이 떨어진 상태서 대출 규제까지 하게 되면 구매 의욕은 더욱 퇴조할 수 밖에 없다"며 "실수요 쪽으로 움직이는 분위기가 뚜렷해지고 있어 당분간 대형의 고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꼭 봐야할 주요뉴스
"10만원치 사고 실패하면 버려요" MZ세대 놀이 콘...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