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기 한양대 교수, 방사능 피폭에 대한 막연한 공포 경계
이재기 한양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위원)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일본 원전사고 방사선 우리나라는 안전한가?' 긴급토론회에서 "풍향이 변해 우리나라를 향하더라도 우리 국민이 피폭하는 방사선량은 연간 0.1mSv보다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우리나라와 후쿠시마 간의 거리(1000km 이상)와 비슷한 체르노빌 사고 당시 스웨덴의 방사선 피폭량을 토대로 이같이 주장했다. 스웨덴 국민의 방사선 피폭량은 초기 방사능 흡입으로 0.02mSv이하였으며 지표 방사능으로 인한 외부 피폭은 첫해 평균 0.1mSv였다. 또 첫해동안 우유를 포함한 음식물 섭취로 인한 피폭량 평가치는 평균 0.07mSv였다.
이 교수는 "결과적으로 체르노빌 사고로 인해 국민들이 첫해 평균적으로 피폭한 총 방사선량은 0.2mSv 수준"이라면서 "우리나라 국민은 평균적으로 연간 3mSv 이상의 자연방사선 피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0.1mSv의 방사선량은 미국이나 유럽까지 1회 왕복 항공여행 중 승객이 피폭하는 선량이라 이 수준 미만의 추가 선량은 국민보건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할 정도의 수치라는 것이다.
당시 유럽의 임신부 중 많은 수가 임신중절을 택했다는 평가도 전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1986년 서독에서 4000건, 그리스 2000건, 이탈리아 400건, 덴마크 400건 등 전체 1만건이 넘는 임신중절이 증가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고선량 피폭(직접 사망자)으로 인한 사망자 50명와 암 환자 600명 등 총 1000명 정도가 체르노빌 사고 때문에 사망했다"면서 "임신중절까지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1만명의 인명도 희생된 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는 일본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능 오염의 영향권에 있지도 않은데 공포심이 조장되고 있다"면서 "스스로 만든 공포 때문에 피해받지 않아야 할 피해까지 자초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