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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 불지른 전처 "그들이 먼저 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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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에 복수하고 싶었다"

"그들이 먼저 내 가슴에 불을 질렀다"

지난 15일 적어도 43명의 목숨을 앗아간 쿠웨이트 결혼식장 방화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신랑의 전처(첫번째 부인)가 범행동기를 이같이 밝혔다.
18일 쿠웨이트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23세의 그녀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결혼을 망친 시부모에게 복수하고 싶었다고 자백했다.

그녀는 "결혼생활 중 끊임없이 그들과 싸웠으며 그들은 아들(전남편)을 또 다른 여자와 결혼시키는 방법으로 내 가슴을 태우기(burn)를 원했었다"고 말했다.

남편과 문제가 있었냐는 질문에 그녀는 "문제는 가족들 때문에 생겼다. 남편은 가족들의 말을 믿고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며 시부모에게 1차적인 책임을 돌렸다.
또 결혼식장(천막)의 사람들을 죽일 의도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물론 그렇지 않았다. 나는 다만 결혼식을 망치고 싶었을 뿐이었다"고 대답했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을 몰랐던 그녀에게 경찰관이 '이번 방화로 40여 명이 죽었다'고 말해주자, 그녀는 놀라 쓰러져 울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그녀는 사건당일 단순히 결혼식을 훼방놓기 위해 택시를 타고 시댁에 가서 두 병의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인 뒤 곧바로 다른 택시를 타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오던 도중 그녀는 시집 식구로부터 '네가 불을 질렀지?'라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받았다. 이에 발끈한 그녀는 직접 인근 경찰서를 찾아 오히려 이 메시지에 대해 항의를 접수했을 정도로 자신이 놓은 불이 그렇게 많은 인명피해를 가져올 줄 몰랐다.

이번 방화사건으로 현재까지 7명의 어린이와 36명의 여성이 목숨을 잃었으며 약 90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가운데 적어도 5명 정도는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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