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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속도로 '모래바람' 넘은 벤투호 '이제는 세계 무대다'

최종수정 2022.03.30 16:17 기사입력 2022.03.30 16:17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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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우리 축구대표팀이 '모래바람'을 넘어 이제 세계 무대에 오른다. 마지막 경기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0-1로 지며 유종의 미를 거두진 못했지만 그 전 9경기에서 보인 막강한 축구실력은 역대 월드컵 최종예선 중 압권이었다.


우리 대표팀은 30일 UAE와의 원정경기를 끝으로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을 A조 2위로 마쳤다. 10경기에서 7승2무1패 승점23을 기록했다. 13골을 넣고 3골을 잃었다. A조 6개 나라 중 득점은 이란(15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고 실점은 가장 적었다.

당초 중동팀들과 같은 조에 엮여 원정 경기 등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벤투호는 이를 불식시켰다. 예선 중반부터는 일찌감치 이란과의 2강 체제를 만들면서 순항했다.


가장 큰 원동력은 유럽파들이었다. 4년 전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본선진출 여부를 끝까지 장담할 수 없었던 대표팀의 상황을 비교해보면 가장 큰 차이는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선수 가용폭을 좁게 뒀다. 그런 가운데서도 선수들은 유기적으로 잘 조화를 이루면서 좋은 경기를 했다.


매 경기 골키퍼를 뺀 필드플레이어 10명 중 6~7명이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 라인업을 짰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황희찬(울버햄튼), 황의조(보르도), 이재성(마인츠) 등이 나선 공격진은 아시아에서도 최고로 손꼽힐 정도였다. 김민재(페네르바체)는 수비에서 중심을 잘 잡아줬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경기 속도가 가장 두드러지게 달라졌다. 김호 전 축구감독은 "유럽에서 활약하면 아시아권에서는 경기 템포를 장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점을 우리 선수들이 그대로 해냈다. 좌우에 선 손흥민과 황희찬은 빠른 발로 상대 수비벽을 흔들었고 이재성과 황인범 등 미드필더에서도 빠른 전진패스를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벤투 감독이 지향한 빌드업 축구는 그래서 날카로웠다. 전임 외국인 감독이었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좌우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넓게 포진시키면서 속도는 줄이고 안정된 자세로 공격을 풀어나갔던 것과는 달리 벤투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공간과 라인을 좁히고 중원에서부터는 빠른 공 배급으로 득점 찬스를 만들며 성적을 냈다. 단 마지막 UAE와의 경기처럼 수비진이 흔들리고 상대에 강한 압박을 받으면 경기가 잘 안풀리는 약점도 노출했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반드시 피해야 할 장면이었다.


이제 벤투호는 세계 무대에 오른다. 최근 신예 공격수들이 압도적인 스피드를 자랑하고 강한 압박으로 공간을 만들며 더욱 강해진 세계 축구강호들과 경쟁해야 한다. 누구를 만나든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은 자명하다.


상대는 다음달 2일 오전 1시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월드컵 조추첨식에서 결정된다. 우리나라(29위)는 FIFA랭킹을 기준으로 배정되는 조추첨 포트에서 세네갈, 폴란드, 일본, 이란 등과 함께 3포트에 포함됐다. 경우에 따라 유럽 2팀과 남미 또는 아프리카 1팀, 유럽과 남미 각 1팀에 아프리카 1팀과 함께 같은 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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