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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떠난 스톡옵션의 아버지[송승섭의 금융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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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보다 의전 신경쓰는 경영자들
'주인-대리인' 문제 해결하려 고심

마이클 C. 젠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사진=미국 로체스터 대학교.

마이클 C. 젠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사진=미국 로체스터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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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어떤 보상을 바랄까요? 높은 연봉? 다양한 복지제도? 아마 ‘스톡옵션’도 그중 하나일 겁니다. 새 최고경영자(CEO)나 임원들에게는 향후 받게 될 스톡옵션만큼 매력적인 보상도 없겠죠. 일반 직원들도 회사를 나가지 않고 열심히 일하도록 유도할 수 있고요. 지금은 일반적인 제도가 된 스톡옵션은 바로 한 사람의 연구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이달 2일 84세로 사망한 마이클 C. 젠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젠슨 교수는 기업경영, 그중에서도 ‘주인-대리인’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한 학자입니다. 주인-대리인 문제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주인이 일을 맡기기 위해 대리인을 고용합니다. 대리인은 주인을 위해 일을 해야 하지만,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일하게 됩니다. 주인이 보지 않는 사이에 몰래 자신의 사익을 취하죠. 주인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라 할 지라도요.

젠슨 교수가 주인-대리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에는 시대적인 흐름이 있습니다. 젠슨 교수는 1960년대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경영학계에서는 기업도 사회를 고려하고 양심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쳤죠. 하지만 1970년대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뉴욕타임스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익을 늘리는 것”이라는 글을 게재합니다. 기업한테 사회적 문제를 신경 쓰라는 말은 “사회주의를 설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죠.


젠슨 교수는 프리드먼의 말이 옳다고 생각한 학자 중 한명이었습니다. 하지만 프리드먼의 말에 한 가지 허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기업이 이익만을 추구하기 어렵다는 걸 발견했거든요. 주인(주주)을 위해 고용된 CEO(대리인)는 주주와 기업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데, 정작 자신의 보상과 안위를 위해 경영을 펼치고 있었던 겁니다. 즉 기업에서 주인-대리인 문제가 만연했던 거였죠.


실제로 주인-대리인 문제는 많은 기업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CEO가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지 않고 자신의 사무실과 의전에 과도한 돈을 쓰는 게 대표적인 예죠. 또 CEO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도전하지 않고, 단기적이고 확실한 사업에만 투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업의 미래보다 자신의 임기 내에 성과를 내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젠슨 교수는 1976년 자신의 문제의식을 담아 ‘기업 이론: 경영자 행동, 대리인 비용 그리고 소유 구조’라는 논문을 발표합니다. 윌리엄 매클린 당시 로체스터대 교수와 함께 쓴 글은 경영학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이 됐죠. 무엇보다 기업들의 보상시스템을 바꾸는 데 결정적 영향을 끼쳤습니다. 돈을 얼마나 많이 주느냐보다 어떻게 주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이 기업가들에게 큰 깨달음을 줬기 때문이죠.


젠슨 교수가 내놓은 해답은 스톡옵션이었습니다. 스톡옵션은 일종의 주식매수선택권입니다. 회사의 주식을 일정한 기간 안에 미리 정한 금액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미리 계약해 둔 금액으로 주식을 매수한다는 뜻입니다. 주가가 오를수록 스톡옵션을 가진 사람은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되죠. 만약 경영자가 스톡옵션을 보유하게 되면 ‘주가 상승’이라는 점에서 주주와 이해관계가 일치하게 되므로, 주주-대리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젠슨 교수의 생각이었죠.


시간이 흘러 젠슨 교수는 스톡옵션에도 부작용이 있다며 자신의 이론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젠슨 교수의 주장으로 많은 기업들이 스톡옵션을 대대적으로 도입했는데, 2000년대 이후 월스트리트 기업들 사이에서 각종 비리가 터져나왔거든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톡옵션이 경영 헤로인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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