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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돈 얘기④ 신탁 상품을 잘 활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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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돈 얘기④ 신탁 상품을 잘 활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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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인 기대수명은 82.7세다. 남자는 79.9세, 여자는 85.6세다. 평균 수명은 남녀가 다르다. 베이비부머의 결혼 연령은 남자가 4살가량 더 많다. 옛말로 궁합을 안 볼만큼 좋은 나이차였고, 군대 영향일 수도 있다. 간단한 셈법으로, 현재 5060세대 부부라면 평균적으로 남편이 5~10년 정도 먼저 세상을 뜬다. 가족 역할 구성상 바깥사람은 직업을 통해 돈을 벌고, 안 사람은 내조와 살림을 하던 시절이었다. 이에 투자 결정은 바깥일 담당자가 하는 경우가 많았다. 얼마 전 시니어 모임에서 자식 걱정보다는 홀로 남겨질 아내 걱정을 하는 남편 얘기를 들었다. 화목한 가정이지만, 서울 송파에 아파트 1채가 재산의 전부인데, 건강이 좋지 않은 자신이 먼저 떠났을 때, 앞날을 따져봤단다. 아내는 자식에게 어떤 사정이 생기면 앞뒤 안 가리고 아파트를 팔아서 돈을 줄 것 같아 아내 생전에 부동산을 팔아 자녀에게 주지 않도록 하는 신탁 유언을 했다는 것이다.


부자만의 전유물 같던 신탁 상품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신탁(信託)이란, 자기의 재산을 본인이 관리하지 않고 믿을 만한 다른 사람(법인)에게 맡겨서 관리하게 하는 법률관계다. 의뢰인(고객)과 신탁회사가 계약을 맺고, 의뢰인을 위해 재산을 관리, 운용, 처분, 개발 및 그밖에 신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수행한다. 자본시장법에서 신탁재산의 종류를 기준으로 금전신탁, 부동산신탁 등으로 구분한다. 이를 묶어 하나로 만드는 종합재산신탁도 가능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말 60개 신탁회사가 있고, 총 수탁고는 1224조원이다. 은행 542조원, 증권사 270조원, 보험사 20조원이며, 부동산 신탁사는 392조원이다. 연간 꾸준히 증가 추세이긴 하나, 해외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 초기 시장이다. 2023년 3월말 기준, 일본 신탁상품시장은 GDP의 약 283%에 달한다. 1경3조원을 넘는다. 미국도 총 규모가 GDP 130%를 넘고 중산층부터 고액 자산가까지 장기 자산관리 포트폴리오에 필수적으로 포함할 정도로 선택할 수 있는 종류가 다양하다.

최근 [당'신'의 부탁, 신'탁'이 되다]란 TV광고를 봤다. ‘아들편’에는 부모 재산으로 인해 일할 의욕이 꺾이지 않고, 열심히 살라는 얘기와 당부가 담겨있다. ‘딸과 동반자편’에는 아버지가 재산 중 일부는 장애가 있는 딸 생활비로, 나머지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후원을 위해 쓰도록 설계한 신탁 가입 사례였다. 시니어가 원하는 사후 자산계획을 뜻대로 실행하는 도구로 신탁을 활용할 수 있다며 다양한 예를 제시했다. 실제로 미성년 자녀를 위해 생명보험에 가입했더라도 불의의 사고를 대비해 부모가 후견 신탁에 가입하거나, 장애를 가진 자녀를 위해 인권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장애인 신탁, 점점 늘어나는 인지저하증을 대비하기 위한 치매안심신탁도 있다. 반려가족이 된 동물들을 위해 펫 신탁에 대한 관심도 높다. 딱히 주변에 믿고 맡길 사람이 없을 때를 대비해 유언대용 신탁에 가입할 수도 있고, 상속 및 절세를 위해 신탁을 활용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다니던 절이나 교회에 가족 상속과 무관하게 처리하기 위한 유산기부신탁이나 ‘건물주’의 복잡한 고충을 해결해주는 부동산관리 신탁 등이 있다.


신탁 상품은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투자 상품이다. 주식 신탁은 주식 투자에, 채권 신탁은 채권에, 부동산 신탁은 부동산 자산에 특화해서 투자한다. 개별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자산에 대해 투자 기회를 제공받고, 전문적인 운용으로 예상 수익률을 극대화하거나 신속한 자산승계 도구로 유용하다. 이혼과 재혼 등으로 복잡해진 가족 관계로 인한 상속 갈등을 막기 위해서도 활용한다. 또 고령자의 예금은 사망하면 동결되는데 정당한 상속인이라도 관련자들의 동의서를 모두 받아와야 지급받을 수 있다. 이 중 한명이라도 해외에 있으면 절차가 복잡하고 번거로워 신탁 상품으로 대비하기도 한다. 한국은 그간 안정형 신탁 상품 위주로 운용해 일반 투자자 수요와는 거리가 있었다. 고령화 시대, 더 길고 다양해진 생애주기에 따라 노후 자산관리, 상속 계획 등 종합적인 목적과 목표에 맞게끔 설계하고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신탁은 사후 자산 관리로만 사용할 것은 아니다. 필자만 해도 저축 꿈나무 시절이던 1998년 주택은행에서 ‘파워월복리 신탁’에 가입했다. 매월 5만원씩, 2001년 1월 13일로 만기가 됐다. 3년간 총액 180만원을 납입했고, 20년이 흘렀다. 국민은행으로 이관되어 관리 중이다. ‘현재 고객님께서는 장기미거래 신탁계좌를 보유하고 계십니다’라는 알림을 정기적으로 받지만, 노후 급전이 필요할 때 목돈 자금으로 사용하려고 뒀다. 연평균 7% 전후 이자를 받고 세금 공제가 된다. 현재 원금의 3배가량으로 불어나 쌓이고 있다. 예금과 다른 점이다. 자산을 운용하는 계약이기 때문이다. 신탁의 용도를 노후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춰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시니어 세대 지인 중에도 오랜 취미생활을 통해 모아온 골동품을 박물관에 기부하려고 신탁을 알아보기도 한다.

우리는 자본시장에 살고 있다. 돈은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모르는 게 약이 아니다. 투자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시대, 돈에 휘둘리지 않고 돈과 함께 인생을 즐기는 금융상품과 방법들을 알아가며 대처하는 시니어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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