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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보다는 경기침체 탓"…개업 공인중개사 '11만명'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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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개업소 폐업 18년만에 최소
반면 개업은 전년 대비 3.8% 늘어
주택거래 늘며 개업 공인중개사도 ↑

코로나19 경기침체 때문이란 분석도
개업 공인중개사 11만명…경쟁 가중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밀집 상가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밀집 상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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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지난해 부동산 중개업소의 폐업이 18년 만에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7년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던 중개업소 개업은 다시 증가폭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개업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처음 11만명을 돌파했다. 매년 공인중개사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중개업계의 '생존경쟁'이 극한에 달했다는 일선 현장의 목소리와는 다소 다른 분위기다.


업계에선 폐업이 줄고 개업이 늘어난 것만으로 전체 부동산 중개시장이 반드시 호황이라고 말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실업률이 높아지고,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도 늘면서 비교적 초기자본이 적게 필요한 중개업소로 몰렸다는 분석이 많기 때문이다.

잇따른 규제에도 부동산 중개업소 증가

2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공인중개사 폐업 건수는 1만2773건으로, 2002년(1만794건) 이후 1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2019년(1만5496건) 대비 폐업이 17.5% 줄었고 2018년(1만6256건), 2017년(1만4911건)과 비교해봐도 2000건 이상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개업 공인중개사 신규 창업은 1만7561건으로 2019년(1만6916건)보다 3.8% 늘었다. 개업 건수는 2017년 2만1021건을 기록한 뒤 2018년 1만9673건, 2019년 1만6916건으로 2년 연속 감소추세를 보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집값 안정을 위한 부동산 대책들이 쏟아지며 주택시장이 침체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6·17 대책, 7·10 대책, 조정대상지역 확대 등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을 내놨지만 중개업소는 오히려 더 증가했다. 중개업계 관계자는 "수차례 부동산 대책 발표에 시장이 어느정도 익숙해진데다, 지난해 정책 부작용으로 거래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전국의 주택 거래량은 127만9305건으로, 정부가 주택 거래량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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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줄었다고 호황 아니야…경기침체가 원인

하지만 폐업이 줄고 개업이 늘어난 것이 중개업계가 호황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개업 공인중개사가 순증한 것은 개업이 늘어난 것(3.8%)보다 폐업이 줄어든(17.5%) 영향이 큰데, 이는 전반적인 경기하락 탓이란 설명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지난해에 코로나19가 확산하다보니 중개사무소도 폐업하고 싶은 분들이 은근히 많았지만 사무실이나 권리금을 이어받을 사람을 구하지 못해 폐업을 미루는 경우가 많았다"며 "현재 중개업계의 상황이 좋다고 말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개업이 늘어난 것 역시 다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컸던 상황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코로나19 탓에 경기가 어려워지다보니 집값 상승기에 높아진 중개보수 수익을 노리고 중개업계로 많이 뛰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2차 기준)는 12만9033명으로 2009년(15만5024명) 이후 가장 많았다.


기존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지만 개업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지난해 다수 중개업소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중개사무소라도 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많이 뛰어드셨다"며 "다른 업종에 비해 창업비용이 적은 편이다보니 개업이 조금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개업 공인 11만명…경쟁 더욱 치열

이에 따라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11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11만786명으로, 2017년(10만1965명) 10만명을 넘어선 지 3년 만에 11만명 선도 넘어섰다. 중개사들 사이에서는 현재 중개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해 과도한 경쟁과 개·폐업 반복으로 사회적 비용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개업 공인중개사 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매년 2만명 안팎의 자격증 소지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연평균 공인중개사 합격자는 2만1311명이다. 누적 공인중개사는 46만6586명에 달한다.


협회 측에서는 시장 안정을 위해 자격시험을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전환한 뒤 수급조절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 중이지만, 국토교통부는 합격자가 줄어들 경우 중개보수 경쟁과 서비스 품질이 저하될 수 있는 만큼 부정적인 입장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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