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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마음이 병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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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자신의 회사와 거래하는 광고업체 팀장에게 유리컵인지, 종이컵인지를 집어던져 공분을 샀던 조현민 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가 1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강서경찰서에 출석했다. 취재진 앞에 선 조씨는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른바 '물벼락 갑질' 논란은 현 사회분위기와 맞물리며 이슈화됐다. 이번 사건 직후 조씨는 여러 차례 사과했지만 그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한항공 전ㆍ현직 직원들의 증언이나 세간에 떠도는 소문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류의 '사건'은 그동안에도 숱하게 일어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전 국민의 공적이 된 조씨를 향한 동정론이 없지는 않다. 시시비비를 가려 잘못된 행동에 대한 죗값을 치르게 하면 그 뿐이지, 마녀사냥식으로 비난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이다. 무척 '쿨'한 인식이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제대로 시시비비를 가리고, 그에 상응하는 죗값을 치르는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사회라면 전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인식이다.

일부에서는 치료론이 나오기도 한다. 조씨가 어릴 적부터 상당한 억눌림과 스트레스 상태에 놓여 있었고 부모의 경제력을 기반으로 권력을 누려오면서 일그러진 자아가 형성됐을 가능성이다. 그녀의 행동이 갑질이 아니라 심리적ㆍ정신적 상처와 질병에 기반한, 조절되지 않는 감정에서 나온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그 근거는 조씨의 어머니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의혹에서 찾을 수 있다. 이씨의 것으로 강력히 추정되는 세간의 영상자료 등에는 직원들에게 소리 지르고, 밀치고, 폭행할 것 같이 위협하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 폭언은 물론 실제로 직원들을 폭행했다는 주장도 상당수 제기됐다.
이 같은 행동은 자녀들의 훈육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자아 형성에 중요한 시기인 아동ㆍ청소년기에 반복적으로 이 같은 상황에 노출됐다면 성인이 된 이후 결과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나 극도의 히스테리로 나타날 수 있다. 정신적으로 아픈 상태라면 주주들을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고, 자신을 위해서라도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게 치료론을 제기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마음이 병든 사람은 요즘 정치권에도 많다. 남북 정상회담과 평화 무드에 정치적 행위로 납득할 만한 정도를 넘어선 제1야당 대표의 발언에 누리꾼들이 촌철살인의 반응을 보였다. "진정으로 민족을 위하는 게 아니라 선거에서 자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발악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저러고 싶을까?"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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