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남부 출퇴근 시간 30분 단축…광역버스·전용차로 등 확대

2층 전기버스·수요 맞춤형 전세버스 등 투입
수송력 늘리고 서울 도심 광역버스 혼잡 해소

정부가 경기 남부 지역의 대중교통을 대폭 확충해 교통 편의를 높인다. 서울 출퇴근 시간을 최대 30분 줄인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2층 전기버스 등 광역버스를 늘리고, 출퇴근 전세버스와 급행버스, 광역 수요응답형 버스(DRT) 등을 도입한다. 또 경기도와 협의해 시간제 버스전용차로를 설치, 버스 운행 속도를 끌어올린다.

서울 강남대로에서 운행 중인 광역버스. / 사진출처=연합뉴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수도권 남부지역 교통편의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경기도 전체 인구의 약 55.8%인 761만명이 남부에 몰려 있다. 철도 인프라가 있지만, 광역버스 이용자가 많다. 경기 남부 광역버스 이용자는 지난해 기준 하루 32만9000여명으로, 경기 북부·서부·동부를 합친 것(25만7000여명)보다 많다. 하지만 버스 공급은 부족해 만차율이 29.7%에 달한다.

국토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올해 활용할 수 있는 71인승 2층 전기버스 50대 중 40대(80%)를 용인(14대), 수원·화성(각 10대), 안산(3대), 시흥(2대), 오산(1대) 등에 단계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추가된 광역버스는 총 1만8401명을 더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부 지역에 5개 이내의 광역버스 노선 신설도 추진한다. 다음 달 노선위원회를 거쳐 확정된다,

대중교통 이용객 목적지를 분석해 수요 맞춤형 출퇴근 전세버스 등도 추가 운행한다. 출퇴근 시간 만차 운행 비율이 높은 남부 지역 노선 32곳에 총 211회를 투입한다. 수도권 전체에 배차되는 전세버스 노선 257회 가운데 82%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 3월 개통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가운데 수요가 높은 동탄역을 중심으로 연계 교통도 확대한다. 동탄신도시 외곽 지역에서 동탄역까지 가는 버스 7개 노선(출퇴근 시 각 3회 운행)을 추가 확충해 GTX-A 접근성을 높인다. 이를 통해 GTX-A 일일 수요가 600명~1000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국토부는 예측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버스가 원활히 달릴 수 있도록 시간제 버스전용차로를 도입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 경기 남부 지역~사당·양재 간 주간선도로인 지방도 309호선 청계 IC에서 과천 IC까지 총 6.3㎞, 왕복 8차로 구간에서 출퇴근 시간에 운영한다. 이 경우 사당·양재역 등으로 이동하는 수도권 남부 지역 총 27개 노선버스의 출퇴근 운행 시간이 최대 24분 단축될 전망이다. 경기도는 이와 별개로 2030년 이후 수도권 남부 지역 신도시 입주 계획에 대비해 버스전용차로를 점차 늘리기로 했다. 남부 지역과 서울을 연결하는 추가 도로 신설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남부권 교통 편의 제고 방안 / 이미지제공=국토교통부

국토부는 또 성남시에 구도심(남한산성)~서울 복정역 구간(10.2㎞) 간선급행버스(BRT)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총 67개 노선버스의 운행 시간이 최대 14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연내 성남 BRT 사업에 착공해 내년부터 단계적 개통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주요 정류장만 정차하는 급행버스는 수원(1개), 용인(2개) 일반 광역버스 노선에 처음 도입한다. 기존 노선 대비 운행 시간이 최대 30분 단축된다. 광역버스 좌석 예약제 적용 노선은 37개에서 53개로, 횟수는 81회에서 118회로 늘린다.

버스 노선을 분산·조정해 서울 주요 도심 내 광역버스 혼잡 문제도 해소한다. 명동 경유 광역버스 노선은 회차 경로와 정류장을 조정해 혼잡 구간인 남대문세무서를 통과하는 광역버스를 시간당 143대에서 106대로 줄인다. 서울역부터 순천향대병원 구간의 운행 시간이 최대 8분 줄어든다. 강남 경유 광역버스 노선의 경우 역방향 운행 및 가로변 전환을 통해 강남역 인근 중앙차로를 통과하는 광역버스를 시간당 198대에서 145대로 줄인다. 이를 통해 운행 시간(신사~뱅뱅사거리)을 12분 단축한다.

아울러 국토부는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교통 분야 민생토론회에서 발표한 수도권 남부 지역 집중투자사업도 본격화한다. 노선 갈등, 주민 민원 등으로 수년간 지연돼 온 '평택 고덕지구 집중투자사업'(총사업비 2923억원)을 올 하반기 착공한다. 또 화성태안3, 안산장상, 오산세교2 등 3곳의 핵심 광역교통시설 5개 사업을 연내 발주·착공한다.

강희업 대광위원장은 "이번 교통편의 제고 방안을 통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도권 남부 지역 주민들이 편리하고 쾌적한 출퇴근 교통환경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며 "지난 민생토론회 때 약속한 '수도권 전 지역 출·퇴근 30분 시대 실현'을 위해 북부·동부권 교통 대책 등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