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을 견인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을 포함한 해외 주요국의 '장보기 물가'는 오름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작년 동월 대비 3.2% 올랐으나, 식품 물가 지수는 전월 대비 0.1%, 작년 동월 대비 2.2% 상승해 그 폭이 비교적 낮았다.
한국은 2월과 3월 두 달 연속으로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3% 넘게 올랐는데, 이와 비교되는 현상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작년 동월 대비 농산물 물가 상승률은 2월과 3월 각각 20.9%, 20.5%로 두 달 내내 20%대를 기록해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우리나라의 신선과일 물가지수는 2월에 이어 3월에도 40% 넘게 올랐다. 특히 사과값의 지난달 상승 폭은 작년 동월 대비 88.2%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19.5% 오르면서 상승률이 6개월째 두 자릿수를 이어갔다.
미국은 지난 4년간 전체 물가가 19% 오르는 동안 장바구니 물가는 25% 올라 소비자 부담이 컸으나, 최근에는 장바구니 물가 상승 속도가 늦춰졌다. 미국 농업부는 올해 식품 물가 상승률을 2.5%로 전망하면서 최근 몇 년과 비교하면 오름세가 꺾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플레이션에 빠진 중국의 경우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월보다 1%, 지난해 동월보다 0.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작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반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으며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소비가 많은 연중 최대 명절 춘제(중국의 설날)가 1월이었지만 올해는 2월이라 기저 효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식품 물가지수는 전월보다 3.3% 상승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0.9% 하락했다.
일본은 2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가 1년 전보다 2.8% 상승했다. 신선식품은 작년 동월 대비 2.5% 올랐으나 전월과 비교하면 2.8% 내렸다. 일본은 신선식품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4분기 10% 안팎이었으나 올해 들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체 식품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8% 상승했지만, 전월보다 0.4% 하락했다. 신선과일은 1년 전보다 8.3% 올랐지만 전월보다 0.4% 내렸다. 신선 채소는 작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지만, 전월과 비교하면 4.1% 하락했다.
유로존의 경우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작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상승률은 1월(2.8%)보다 낮아졌다. 식품·알코올·담배 물가지수 상승률은 1월 5.6%에서 2월에 4.0%로 낮아졌다. 지난해 9월에는 2배가 넘는 8.8%를 기록했다가 매달 상승률이 낮아지고 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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