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오픈AI 등 로봇업체와 협력 방안 모색
AI 발달로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빨라질 것
삼성이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 성장 기대
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하면서 로봇 산업이 성장하는 데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픈AI와 엔비디아 등 AI 관련 기술을 확보한 업체가 앞다퉈 로봇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분을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는 이달 들어 23% 올랐다. 코스닥 지수가 5%가량 오른 것을 고려해도 시장 대비 수익률은 18%포인트에 달한다. 외국인이 32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 상승은 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미국 연례 개발자 행사(GTC 2024) 기조연설을 통해 로봇 통합 프로젝트 '그루트(GR00T)'를 공개했다. 그루트는 인간과 같이 다양한 작업이 가능한 범용로봇기술을 뜻한다. AI 기술을 탑재한 로봇은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고 움직임을 모방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대다수 선두 로봇업체와 협업하고 있다. 이동헌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AI 로봇 설계와 구동 시뮬레이션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플랫폼부터 로봇 내에서의 AI 연산을 처리할 저전력 전용 칩셋 '젯슨토르'를 아우르는 프로젝트"라며 "그루트는 AI 로봇의 학습에 대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는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와 협력하고 있다. 최근 AI 로봇이 사람과 대화하며 스스로 판단하고 과제를 처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피규어는 지난달 6억7500만달러(약 8933억원)를 조달했다. 국내에서 삼성과 LG 그룹도 참여했다.
이 연구원은 "생성형 AI가 등장하며 이야기 전개가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 로봇의 상호작용성이 높아지며 로봇 학습과 영역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지난해 말 2족 보행로봇이 계란을 집거나 앉았다 일어나는 영상을 공개했다. 프로젝트를 2022년 4월부터 시작해 20개월 만에 발전 성과를 보여줬다.
로봇업계는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시기가 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인 빅테크가 경쟁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한
삼성전자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열고 장세명 삼성전자 부사장을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다. 1968년생인 장 부사장은 삼성글로벌리서치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기획팀에 합류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참여했던 KASIT 연구 인력이 2017년 설립한 업체다. 자율 이동 로봇(AMR), 4족 보행 로봇 등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다. 정밀감속기를 포함한 로봇 부품 내재화를 진행하고 있다. 엔코더와 제어기 등을 포함한 주요 부품 내재화에 성공했고 일부 로봇에 자체 부품을 탑재하고 있다. 부품 내재화를 통해 매출 원가가 하락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지분을 투자한 것을 계기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상수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혹은 그룹사 향으로 협동 로봇을 공급할 수 있다"며 "지난해 8월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웰스토리와 급식 조리 협동 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업무 제휴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시가 임박한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로봇 '봇핏'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로봇 제품 개발에 참여할 수 도 있다"며 "삼성전자가 개발하려는 자체 휴머노이드에 '휴보(HUBO)' 기술력을 녹이는 등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세종시 신규 공장 증설 계획을 공개했다. 위탁 생산 협력업체인 STS로보테크도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신규 공장을 증설한다. 위탁 생산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미국 내 기계 장비 업체가 밀집해 있는 일리노이주에 신규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북미는 유럽과 함께 협동 로봇 수요가 강한 지역 가운데 하나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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