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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전세가 강세라는 위기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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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전세가 강세라는 위기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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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택시장이 혼란스럽다. 지난 10월부터 부동산 매매 시장의 재하락이 시작됐지만, 전세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매매와 전세의 디커플링이다. 이는 매매를 대기하는 수요가 전세로 머물러 있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요약된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고, 내년 경제 상황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실수요자들이 매매 수요에서 전세 수요로 돌아서고 있어서다. 이런 이유로 매매가 상승률보다 전세가 상승률이 더 높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원의 해석도 이렇다.

현재 전세는 대출을 통해서 조달할 수 있고, 전세대출 금리가 인터넷 은행들의 경우 3% 중반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시장의 월세 수익률을 한참 하회한다. 통상적인 월세 수익률인 전월세전환율이 4.8~5.0%를 유지하고 있는데, 전세가 3%로 조달된다면 시장에서는 월세보다는 전세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실제 전세는 2008~2016년 동안 두배 이상 상승했다. 당시 전세대출 한도가 1억원에서 2억원을 거쳐 5억원까지 올라갔다. 현재 한도의 조정은 없더라도, 대출금리가 낮아서 조달 차원에서 전세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정부는 올해 가계대출에 대해서 규제 일변도로 대응해 왔다. 우리나라의 가계대출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105%를 건드린 이후, 지속적인 규제가 적용됐다. 큰 틀에서 우리의 성장률보다 낮은 대출성장률을 보인다면 GDP 대비 부채비중은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가계는 대출을 급격히 줄였다가도 50년 만기 주담대를 신청할 때는 월에 5조원씩 빌리면서 대출을 확 늘리는 경향이 있어서 관리가 어려운 측면에 있다.


올해 말 주택시장 둔화는 결국 수요 위축에서 오는 것이고, 수요는 돈이므로 대출의 감소가 수요 위축의 큰 원인이다. 다만 전세의 경우 수요 위축이 존재하지 않기에 전세가 강세가 지속 중이고 매매가는 하락세로 나타난 것이다.


보다 본질적으로 주택도 임차료를 생산하는 현금흐름 창출 자산이어서다. 전세가 상승할수록 결국 자산 가격 상승 압력을 받는다. 이런 구조 속에서 전세가 올라가는 것을 서민 주거라는 이유로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2020년 하반기 임대차 대란 같은 상황이 다시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따라서 가계대출 관리 측면에서 인위적으로 전세대출 금리를 과도하게 낮게 제시하면서 대출을 확대하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적절한 규제가 필요해 보인다.


결국 전세든, 매매든 돈을 먹고 자라난다. 현재 가계대출의 80% 이상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적용 대상이지만, 전세대출만큼은 미적용이다. 서민 주거라는 명목으로 미적용 중이지만, 금융기관은 이러한 약점을 활용해 미끼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기에 이르렀고, 이것이 막대한 전세 강세와 전세시장 확대로 이어졌다.


이런 부분들은 잠재적으로 전세 사기 등 전세 피해가 커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유동성 관리를 통해서 시장 안정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 결국 시장은 돈을 먹고 자란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채상욱 커넥티드 그라운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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