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 사망자 원인 1위는 부동의 ‘자해·자살’

2021년 손상으로 인한 사망자의 사망원인 1위는 자해·자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계속해서 자해·자살이 손상 최다 사망원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14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제13차 국가손상종합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병·의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던 손상 환자는 약 296만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손상 사망자는 2만6147명이다. 손상 환자는 코로나19 이후 줄어드는 추세이더라도 2021년 손상으로 인한 진료비는 5조3000억원으로 최근 10년 새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2021년에도 손상 사망원인 1위는 자해·자살이었다. 1만3352명이다. 하루에 36~37명이 자해·자살로 사망하는 것이다. 특히 10~49세 손상 사망자의 70% 이상이 자해·자살로 인한 사망이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0.1명으로 2019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자살률 평균은 8.7명보다 2.3배 높다. 자살률이 OECD 38개 국가 중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셈이다. 자해·자살 사망은 2013년(1만4427명) 이후 전반적으로 감소세에 있으나 코로나19 첫 해(1만3195명)를 거치면서 약간 상승한 게 확인된다.

자살시도자는 여자가 1만6425명으로 남자(9109명)보다 2배가량 많았다. 중독을 통한 자살시도가 80.7%로 대다수였다. 병원 응급실 23곳을 분석한 결과 자해·자살로 내원한 환자의 손상 대부분은 밤과 새벽 시간대에 집 등 주거시설에서 발생했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21년 3624명으로 2012년(6502명)에 비해 감소했다. 반면 추락 및 낙상으로 인한 사망은 같은 기간 2104명에서 2722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주기별로 10세 미만 어린이의 경우 100명 중 2명이 추락으로 응급실을 방문했다. 30대 1000명 중 7~8명은 교통사고로 손상을 입었다. 70대 이상 노인 100명 중 3명은 추락으로 인해 병원 신세를 졌다.

국가손상종합통계는 정부가 효과적인 손상예방관리사업을 수립하기 위해 2011년부터 발간하는 통계다. 손상 발생 대상, 장소, 활동에 따라 소관 부처가 다른 탓에 전체적인 손상 규모와 위험요인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14개 부처가 함께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국내 손상 관리를 위해 관련된 여러 기관이 협력해 손상이 건강 및 사회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함께 분석하고 논의하는 것은 효과적인 손상예방을 위한 초석”이라며 “이러한 노력으로 만들어진 국가손상종합통계를 손상예방관리 전략 및 대책 수립에도 적극 활용하고, 손상 문제를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