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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내 차가 갑자기 급발진 한다면? "ⓟ버튼 잊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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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사고 논란 ③]
급발진 의심 시 대처 요령…"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적극 활용"
기계식 주차 브레이크는 사용 자제 권고
차량 회전 또는 전복 위험 있어
시동 끄는 건 큰 도움 안돼…중립 기어(N) 놓고 EPB 활용

편집자주차량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사고가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순간 가속력이 뛰어난 전기차 보급까지 늘면서 급발진 의심 사고는 우려를 넘어 공포가 되고 있다. 피해자는 차량 결함을 입증하기엔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지나치게 제한적이라고 비판한다. 제조사는 단순 운전자의 오작동까지도 급발진 사고로 둔갑할 수 있다며 제도의 오남용을 지적한다. 본지는 급발진 의심 사고 논란의 원인, 원인 규명 가능성, 궁극적인 대안과 대처요령을 정리해본다. 이를 통해 결론없이 되풀이되는 피해자와 제조사 사이의 논쟁을 해결할만한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지난 8일 경기도 화성시 자동차안전연구원 내 주행 시험장. 다양한 종류의 승용차들이 트랙 위를 달리다가 서서히 멈춰선다. 아주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멈춰 선 것도 아닌데 뭔가 타는 듯한 냄새가 난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이 가상의 급발진 상황을 재현하고 대처 요령을 시연한 현장이다.


이날 전기 택시로 널리 쓰이는 기아 니로EV에 올라 직접 시연을 해봤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급발진 의심 상황이 생기면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Electronic Parking Brake)' 버튼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시속 50㎞로 달리다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은 채로 EPB 버튼을 손가락을 당겨봤다. '삐삐비비빅'하는 경고음이 울리더니 속도가 서서히 줄었다. 시속 100㎞ 고속 주행에서도 EPB 활용의 효과는 동일했다. 차량은 약 4초 만에 멈춰섰다. 가속페달을 밟은 발에 힘을 계속 주고 있는데도 손가락 하나로 차를 세울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일단 급발진이 의심되면 기어를 중립(N)에 놓고 EPB를 사용하라고 권고한다. EPB는 과거 기계식 주차 브레이크(사이드·풋 브레이크) 기능을 대체한 전자식 버튼이다. 주로 운전자의 오른손 근처인 변속레버 주변 또는 핸들 왼쪽 아래에서 '(ⓟ)' 표시가 새겨진 버튼을 찾아볼 수 있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사진=자동차안전연구원]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사진=자동차안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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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안전연구원은 국내에서 판매 중인 360여종의 차종을 대상으로 시험을 했다. 시험 결과 급가속 의심 상황에서 EPB를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차량을 완전히 정지시킬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기어를 중립(N) 상태로 놓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만 비상시에는 (ⓟ)버튼을 손가락으로 당기는 것만으로도 차를 멈출 수 있다.


발로 밟는 제동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으면 운전자는 당황하게 된다. 하지만 평소 주 브레이크 외에도 별도의 주차 브레이크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급박한 순간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다만 EPB를 사용할 때 차가 완전히 멈춰서는 순간까지 손가락으로 계속해서 버튼을 당기고 있어야 한다. 짧게 당겼다 놓으면 제동 모드가 풀리기 때문이다.


지난 8일 경기도 화성시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시험장에서 니로EV로 의도치 않은 급가속 상황에서 대처 요령 시연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자동차안전연구원]

지난 8일 경기도 화성시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시험장에서 니로EV로 의도치 않은 급가속 상황에서 대처 요령 시연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자동차안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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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연구원은 손으로 당기거나 발로 밟는 기계식 주차 브레이크(사이드·풋 브레이크)는 비상시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EPB의 경우 속력을 서서히 줄이도록 자체적으로 설계돼있지만, 갑작스럽게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기계식 브레이크의 사용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기 때문. 총알같이 빠르게 달리는 차에 갑자기 큰 힘으로 제동을 걸게 되면 차가 회전하거나 전복할 위험이 있다.


주행 중 시동을 끄는 방법도 비상시에는 효과적이진 않다. 강제로 시동을 끄기 위해서는 최대 5초 동안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하거나 3초씩 3번·5번 등 차종마다 다르다. 박기옥 자동차안전연구원 중대사고조사처 연구위원은 "비상시에는 시동 버튼을 끄고 켜는 과정 자체가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 있다"며 "기어를 중립에 놓고 EPB를 작동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비상 제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화성=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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