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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中 공안, 탈북민 일대일 북송"…조직적 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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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광버스부터 공안 승합차까지 동원"
강제북송 묵인해온 中, 조직적 개입 정황
장춘감옥 475명 등 1000명 정도 남은 듯
"집요하게 문제 제기…재앙 반복 막아야"

이달 9일 재중 탈북민에 대한 '대규모 강제북송' 당시 중국 정부가 이동 수단을 제공하고, 무장 공안들이 밀착 마크해 북한 내부까지 탈북민을 호송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중국 정부는 대외적으로 강제북송에 관한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탈북민의 신병을 북한 당국에 내주기만 한 수준을 넘어 북송 작업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29일 현지 사정에 밝은 여러 소식통의 증언을 종합하면, 재중 탈북민 500여명이 북송됐을 당시 단둥에서 신의주로 송환된 인원은 60명 안팎이다. 당초 민간 트럭이 동원되거나 북한 보위부가 중국까지 가서 탈북민을 데려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측이 고급 관광버스와 공안 승합차를 제공해 북한까지 호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관광버스는 대당 40명을 채우는 것으로 계산되지만, 이번 북송 땐 공안이 '일대일'로 탑승하면서 탈북민을 대당 약 20명씩 태웠다는 것이다.

[단독]"中 공안, 탈북민 일대일 북송"…조직적 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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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은 "차량 행렬 앞뒤로 콘보이(호위 차량)가 위치했고, 무장 상태의 공안을 태운 차량이 뒤따랐다"며 "이동 수단을 제공하고 공안이 일대일 마크까지 붙어 북한으로 이송했다는 것은 중국이 북송에 적극적·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앞서 탈북민 구출 활동을 전개해온 선교단체 등을 통해 중국이 지난 9일 탈북민 수백명을 기습 북송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바 있다. 북송은 단둥부터 훈춘·도문·화룡·장백 등 동북 지역까지, 5개 지점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단둥과 달리 동북 지역에선 길이 험한 탓에 공안의 SUV 차량과 이른바 '빵차(멘보차)'라 불리는 15인승 승합차까지 여러 대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멘보차는 중국식 새우 토스트 '멘보샤'에서 파생된 은어로, 빵(멘바오)처럼 네모난 차량이라는 뜻이다.


특히 북송 대상자에 '국군포로 가족'이 포함됐다는 정보도 입수됐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대표는 "공안이 다른 탈북민은 경제적 대가를 받고 풀어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해당 인물(국군포로 가족)에 대해서는 구출 시도를 막았다고 한다"며 "북한이 국군포로와 그 후손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이를 중국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아직 1000명 남았다…"눈에 안 띄게 소규모 북송"
[단독]"中 공안, 탈북민 일대일 북송"…조직적 개입 의혹 원본보기 아이콘

현재 중국에 남겨진 북송 대상자는 길림성 철북감옥에 수감된 475명을 포함, 100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또 다른 소식통은 "철북감옥에 갇힌 인원 대다수는 북한 여권 소지자"라며 "이는 북한에서 당국의 허가를 받고 정식으로 출국했던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파견 노동자 또는 IT 인력(해커)으로 알려졌으며, 북한 당국의 지시에 따라 외화벌이 등을 목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이나 마약 거래, 밀반입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체포된 사례라고 한다.


이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남겨진 인원들을 자국법에 따라 직접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라며 "이들 수감자는 각각 형기를 마치는 대로 눈에 띄지 않게 소규모로 북송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전 세계에 대규모 북송 사태가 드러난 만큼 중국 입장에서 부담이 가중되는 선택을 피할 것"이라면서도 "공안이 (북송 이후로도) 탈북민을 지속해서 추적하고 체포한다는 정보가 있는 만큼 인원들이 누적되면 다시 대규모로 북송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이영환 대표는 "북송을 경험한 탈북민의 증언들을 수집한 결과, 여성들은 알몸으로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뽐뿌질'을 수백회 강요당하며 특히 조사에서 한국행을 시도했던 것이 발각되면 처벌 수위에 치명적이라고 한다"며 "구금이나 고문은 물론, 본보기 처형으로 다른 수감자의 복종을 강제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례 없는 대규모 북송 사태에 잠시 관심을 갖다 식어버리면 같은 재앙이 반복될 것"이라며 "집요하게 문제 제기가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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