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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김정은이 전용기를 안 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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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매 1호 1995년 단종기종으로 노후화 심각
우크라이나 전용기 구입했지만 러 정상회담행 부적절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전용열차를 이용해 관심이다. 최고 지도자의 경호를 위해서는 느린 기차보다는 전용기가 유리할 수 있지만 최근 김 위원장은 전용기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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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12일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10일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했다며 "당과 정부, 무력기관의 주요 간부들이 수행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러시아방문에 전용기를 타지 않았다. 북한의 공식적인 전용기는 참매 1호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8년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를 이동하기 위해 중국 다롄(大連)을 방문했을 때도 참매 1호에 탑승했다.


전용기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이다. 4개의 엔진을 장착한 IL-62M은 비행 거리가 1만㎞에 달해 평양에서 미국 서부 해안이나 유럽 도시까지 비행할 수 있다. IL-62는 1960년대 개발됐으며, 1970년대에 개량형인 IL-62M이 나왔다. 북한은 1980년대 들여와 개조한 기종이다. 최대 속도 900㎞로 200여명이 탈 수 있는 기종으로 1960~1990년대 사이 제작됐고 1995년 단종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항공기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참매 1호를 타고 시찰에 나서는 모습이 자주 등장했다.

북·러 철도 달라 전용열차 중간에 바퀴교체 필수
철로상황 좋지 못해 북한내 이동시간도 오래 걸려

지난해 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전에 진행한 동창리 발사장 현지 시찰 때에도 이용했고, 2015년 7월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열린 공군 지휘관 전투비행술경기대회 때는 이 전용기를 타고 사열비행을 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2015년 2월 평양의 ‘미래과학자거리’ 건설 현장을 시찰할 때도 전용기를 이용했다. 당시 북한 매체에는 전용기 내부 사진이 실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평창동계올림픽 때 인천공항으로 오는 데 이용한 항공기도 바로 이 기종이었다.


김 위원장의 또 다른 전용기는 우크라이나에서 제작된 ‘안토노프(AN)-148’ 기종이다. 김 위원장이 지방 시찰을 할 때 An-148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이용한 적이 없다. 지난 2015년 김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에 An-148을 타고 평양 상공을 순회한 것이 마지막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정상과 회담하는 자리에 우크라이나산 항공기를 타고 가는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An-148 기종은 2009년부터 대량 제작됐으며, 북한 국적 항공사인 고려항공이 2013년 몇 대를 도입해 그중 하나를 김 위원장의 전용기로 활용했다. 최대 3500㎞까지 비행 가능하며, 대당 가격이 300억 원 정도다.


AN-148은 2004년 시험 비행을 했으며, 2009년 양산에 들어갔다. 고려항공은 2013년 2대의 AN-148을 사들여 중국 노선에 투입했다. 비행 거리가 3500㎞로 IL-62M보다 더 짧지만, 위성에 찍힌 사진을 보면 북한 곳곳에 있는 김 위원장의 별장 근처에 이 전용기가 이착륙할 수 있도록 활주로를 조성한 것을 알 수 있다.


AN-148 관리도 최근 힘들어졌다는 평가다. 북한은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신속히 승인했다. 전 세계에서 러시아 외에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한 나라는 시리아와 북한뿐이다. 이에 반발한 우크라이나가 북한과 국교를 단절하면서 북한이 2013년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한 여객기 2대의 유지관리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비행기 부품은 유엔의 대북제재에 해당되지 않지만 공급은 힘들어졌다. 안토노프 여객기를 제조하는 우크라이나의 스비아토신 공항이 지난 3월 크게 파괴돼 안토노프사가 전쟁중에는 북한 여객기에 대한 서비스지원을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때 기차를 이용한다면 이동시간은 길어질 수 밖에 없다. 북한은 1435㎜ 표준궤, 러시아는 1520㎜광궤여서 기관차 바퀴 부분을 교체해야 하는데, 이 시설이 갖춰진 두만강역 또는 웅상역에서 교체하거나 표준궤와 광궤가 같이 깔린 나진-하산 구간에서 교체해야 한다. 평양에서 하산역까지가 853㎞이고, 하산-블라디보스톡까지 326㎞를 이동해 총 1179㎞를 시속 60㎞로 달리고 국경 지대에서 기관차 바퀴 부분을 교체해야 해 모두 감안한다면 꼬박 22~23시간 정도가 걸린다. 김 위원장은 2019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로 갈 때도 60시간을 열차로 움직였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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