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민간소비, 펜트업 둔화·날씨 영향에 0.1%↓…7월도 줄어

한은, 민간소비 회복 모멘텀 평가 보고서
4~7월 국내소비 1분기보다 0.5% 내외 감소
날씨 영향받는 품목 제외시 0.2% 내외 증가

올해 2분기 민간소비가 펜트업(pent-up·코로나19로 지연된 소비 재개) 둔화와 이상기온·폭우 영향 등으로 1분기보다 0.1% 감소하고 7월에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향후 민간소비는 날씨 등 일시적 요인이 사라지고 소비 심리가 개선되면서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이지만 고금리로 인해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부담이 높아지고, 중국발(發) 리스크 등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계 소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8일 '민간소비 회복 모멘텀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소매판매지수와 서비스업생산지수, 7월 신용카드 등 고빈도 자료를 이용해 개략적으로 추정해본 결과, 4~7월 중 국내소비는 1~3월 대비 월평균 0.5% 내외 감소했으나 날씨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 품목을 제외하면 0.2% 내외 증가했다고 밝혔다.

재화·서비스 소비 1분기보다 큰 폭 감소

소비형태별로는 2분기와 7월 중 대면활동과 관련이 깊은 재화와 서비스 소비가 1분기보다 큰 폭 감소한 반면 여타 소비는 대체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재화소비(소매판매 기준)는 의복·신발 등 준내구재 지출이 큰 폭으로 줄었으나 승용차, 음식료품 등 내구재와 비내구재는 늘었다. 서비스소비(서비스업 생산 기준)는 음식·숙박, 육상 여객이 감소 전환했으나 보건복지 등은 증가했다.

2분기와 7월 대면활동 관련 소비가 부진한 것은 펜트업 수요가 둔화하고 날씨 등 일시적인 요인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1분기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봄철 의료 선구매가 증가했는데, 이는 의복 등 준내구재 소비 감소로 이어졌다"면서 "5월 이후 특히 7월에는 평년 수준을 상회하는 강우로 인해 의복, 음식·숙박, 레저, 여행 등 대외활동 관련 품목 중심으로 재화와 서비스 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용카드 미시데이터를 이용한 분석에서도 강수량 증가 시 레저, 숙박, 음식점 등의 지출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한은은 앞으로 민간소비가 날씨 등 일시적 요인이 사라지면서 회복 흐름을 재개하겠지만 소비여력, 소비성향, 주택가격 등 여타 소비여건이 회복 정도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소비여력은 양호한 고용 상황, 물가 상승세 둔화 등으로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그간 축적된 가계 초과저축이 소비여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고금리로 인해 높아진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부담은 소비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주택경기 개선, 가계 원리금 상환 부담↑…긍정적 효과 상쇄

또 최근 소비심리 개선은 소비 회복에 긍정적이지만 중국 경기 둔화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점은 가계 소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택경기 개선도 가계대출의 증가를 수반하고 있어 소비 회복에 긍정적 기여가 제약될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일반적으로 주택가격 상승은 부의 효과 등을 통해 소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최근 금리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주택가격 반등이 주택대출을 동반함에 따라 가계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긍정적 효과가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구매 대기자의 경우 주택 구매자금 저축을 위해 소비를 오히려 줄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는 자영업자 등의 사업소득 증가를 통해 가계 소득여건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향후 민간소비는 양호한 고용 여건, 축적된 초과저축 등으로 소비여력이 뒷받침되고 있어 회복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며 "다만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가운데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고 있는 데다 대외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아 회복 모멘텀은 완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이날 한중 수교 31주년을 기념해 한국관광공사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환대 행사를 진행 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