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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이슈+]푸틴, 반역자 프리고진 용서한 이유…불안해진 내년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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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곳곳에 균열, 거래할 수밖에 없어"
내년 3월 대선 앞두고 득표율 관리 본격화

러시아의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군사반란이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이번 반란을 둘러싼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자신을 배신한 정적들을 가차없이 제거해 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왜 여전히 프리고진을 살려두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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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 자신의 뜻대로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3월을 앞둔 푸틴 대통령의 조급함이 드러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신의 종신집권의 발판이 될 내년 대선을 앞두고 더이상 정권 내 균열이 발생하면 안된다는 계산이란 것이죠.

악화되고 있는 민심도 푸틴 대통령에게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공무원은 물론 일선 기업들에도 대선 지지율 80%를 맞추라는 지시가 내려갔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지지율 관리가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앞으로 전쟁이 더욱 장기화될 수록 지지율 관리와 정권 유지가 힘들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英 정보기관 수장 "푸틴 압박감 느껴…거래 불가피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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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영국의 첩보기관인 영국 비밀정보국(MI6)의 수장 리처드 무어 국장은 체코 프라하의 영국 대사관에서 가진 공개연설에서 프리고진의 군사반란 와중 푸틴 대통령이 그와 거래를 시도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무어 국장은 "푸틴은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스크바로 진격하는 프리고진과 거래를 했다. 그는 어느 정도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며 "프리고진은 완전히 푸틴이 만들어낸 창조물이었지만 푸틴을 배신했고, 푸틴은 프리고진에 맞서 싸우지 않았다. 벨라루스의 도움을 받아 곤경에서 벗어났다"고 밝혔죠.


그는 푸틴 대통령이 어떤 거래를 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푸틴 정권의 허약함이 노출됐기 때문에 거래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무어 국장은 "그가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했다면, 바그너그룹이 로스토프나도누를 점령하고 모스크바에서 125km 이내까지 도달하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러시아 정부도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프리고진을 포함한 바그너그룹 지휘관 35명을 크렘린궁으로 초청해 3시간 동안 만났다고 발표한 바 있었기 때문에 무어 국장의 발언은 상당한 신빙성을 가진 것으로 인식됐는데요. 무엇보다 공개석상 발언자체를 꺼리는 영국 첩보기관 수장이 이례적으로 발표한 내용이라 더욱 관심을 받았습니다.


프리고진도 건재를 과시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이상 관여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죠. 앞서 지난 19일 프리고진은 그의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그가 벨라루스에 도착한 용병들을 환영하는 동영상을 게재했습니다. 해당 동영상에서 프리고진은 “벨라루스에 온 것을 환영한다. 우리는 명예롭게 싸웠다. 여러분들은 러시아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병사들을 치하한 뒤 "전선에서 벌어지는 일은 우리가 관여할 필요가 없는 치욕"이라며 "아마도 우리 스스로 수치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시점에 특별군사작전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5기 집권 앞두고 지지율 급락…'80%' 맞추라고 지시
[이미지출처=TAS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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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이 이처럼 프리고진과 거래를 하고 그에게 손을 대기 힘든 이유는 3월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는데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지지율 감소 속에 종신집권을 위한 발판인 내년 대선에 영향을 줄 일을 되도록 피하고 싶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지율 관리에 매우 신경쓰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영국의 더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독립매체인 메두자는 크렘린궁과 가까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행정, 기업동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80% 득표율 결과를 보장받게 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지지율 관리를 공직자들에게 지시하고 있다는 정황을 보도했습니다.


지난 2018년 6년 임기의 4기 집권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당시 76.69%의 득표율로 당선됐는데요. 80% 이상 지지율을 매우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지난 2020년 7월 개헌안 가결로 2036년까지 사실상 종신임기가 가능해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 등 치적을 통해 장기집권 정당성을 다지려는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선봉부대인 바그너그룹을 이끌며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진 프리고진을 제거하기 매우 까다로워졌다는 것인데요.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반란을 획책했던 그를 살려둔 선택이 향후 푸틴 정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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