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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우윳값, 3000원대 초읽기…'반값' 수입산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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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멸균우유 수입액 전년比 46%↑
폴란드산 88%로 지배력 강화
"국산 대비 맛·성분 차이 없어" 소비자 호평

"우윳값이 너무 비싸서 수입산 멸균우유로 갈아타 볼까 하는데 맛이나 품질은 괜찮을까요."


우유 원유 가격이 지속해서 오르면서 시중에서 파는 흰 우유 가격이 ℓ당 30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처럼 반값에 마실 수 있는 수입 우유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올해 원유 가격을 정하기 위한 낙농가와 유업체들의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해외 우유 수입량이 크게 늘면서 국내 유업계를 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서울의 한 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의 한 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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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새 두 배 이상 뛴 우유 수입량
폴란드산 중심 '가성비'로 시장 공략

22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우유 수입액은 1531만 달러(약 19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48만 달러 대비 46.1% 늘었다. 수입 중량으로는 1만8346t으로 전년 동기 1만4639t보다 25.3% 증가했다. 수입액과 수입 중량 모두 2021년 상반기(674만 달러, 9283t)와 비교해서는 2년 만에 두 배 안팎으로 상승했다.


수입산은 135~150도 온도에서 2~5초간 가열해 실온에서 자랄 수 있는 미생물을 완전히 사멸한 멸균우유가 대표 제품이다. 일반 우유와 비교해 영양성분 등이 차이가 없고, 무균포장용기를 사용해 1개월 이상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다. 포장을 뜯지 않는다면 유통기한이 1년 가까이 된다. 무엇보다 가격이 국내 시중에서 파는 우유의 반값 수준으로 저렴해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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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양을 수입하는 폴란드산 멸균우유 제품은 마트 기준 ℓ당 1300~1600원대로 2800원대인 국산 우유 대비 절반 수준이다. 국내 유업체에서도 200㎖ 팩 단위로 멸균우유를 판매하고 있으나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폴란드산 멸균우유를 먹어보니 웬만한 국산 우유보다 맛이 괜찮다" "가격이나 배송도 만족한다" 등의 호평을 전했다. 빵이나 치즈 등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에도 멸균우유 사용이 확대되고, 커피 프랜차이즈 등에서도 우유를 가미하는 제품에 이를 반영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폴란드산 멸균우유는 올해 상반기 수입액이 1351만 달러(173억원)로 전체 수입액(1531만 달러)의 88%를 차지했다. 이어 호주(74만 달러), 독일(52만 달러), 이탈리아(26만 달러), 프랑스(23만 달러) 등에서도 멸균우유를 수입하고 있다. 다만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국내산 멸균우유는 살균 처리 방법이나 체세포 수, 세균 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입산 멸균우유는 가격을 제외하고는 비교 선택할 수 있는 정보가 없고, 원유 등급 확인도 어렵다"며 "먼 거리를 장시간 운송하는 수입산 멸균우유는 유통기한이 길 수밖에 없어 흰 우유 본연의 신선함을 느끼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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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가격 인상폭 결정 지연
ℓ당 1000원 넘을 땐 소비자가 3000원 돌파 전망
빵·아이스크림·치즈 등 밀크플레이션 우려

이처럼 엇갈리는 평가에도 수입산 멸균우유는 국내 원유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틈타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앞서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지난 19일을 협상 기한으로 두고 원유 가격 협상을 벌였으나 소득 없이 논의를 마쳤다. 추가 협상은 오는 24일 재개할 계획이다.


낙농가와 유업체는 낙농진흥법에 따라 매년 협상을 통해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데 지난달 9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한 달 넘게 협상을 이어갔으나 양측 모두 인상률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젖소에서 짠 원유의 가격을 얼마로 책정할지를 논의하는 자리로 ℓ당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데 올해 원유 가격 인상폭은 ℓ당 69~104원 범위에서 정할 것으로 보인다. ℓ당 원유 가격은 2017년 922원에서 2018년 926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1년 947원, 올해 996원으로 각각 상승했다. 예상대로 협상이 마무리되면 ℓ당 원유 가격은 1065~1100원으로 올라 처음으로 1000원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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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가격이 ℓ당 1000원을 넘어설 경우 유업체의 흰 우유 소비자가격도 30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원유 가격이 ℓ당 49원 인상되자 각 유업체는 흰 우유 제품 가격을 10% 안팎으로 올렸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흰 우유 1ℓ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2800원대로 올랐고, 매일유업 의 900㎖짜리 흰 우유 제품 가격은 2610원에서 2860원으로 인상됐다. 이를 토대로 1ℓ 또는 900㎖짜리 흰 우유 제품 가격이 지난해 2000원대 후반에서 3000원대로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빵이나 아이스크림, 커피, 치즈 등 우유를 원료로 쓰는 제품 가격의 인상도 불가피해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최근 라면과 과자, 빵 등 소비자들이 많이 먹는 제품군을 중심으로 가격 인하를 권고했고 서울우유, 남양유업 , 매일유업 등 유업체에도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하며 과도한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국내 유업체 3사가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제품 출고가를 10.2~16.3% 올려 원유 가격 상승분 대비 최대 2배 이상 인상한 사례가 있다"며 "원유 가격 인상을 핑계로 회사의 이익을 강구해서는 안 된다"고 압박했다. 반면 유업체는 원유 가격이 오르는데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다면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이해관계자 간 입장차가 커 올해 원유 가격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원유 가격 인상폭에 대한 협상 결과가 나와야 제품 가격에 대한 입장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달 안에는 결론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논의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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