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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가 붙잡아도 떠나는 AI 인재들…"박봉에 일도 재미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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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내 수천명 뽑았지만 채용 유지 어려워
보수적인 금융권 문화도 영향

전 세계에 인공지능(AI) 돌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미국 월가가 수년 전부터 AI 전문가 확보에 나섰지만, 인재들이 속속 떠나 금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산업군 중 자유로운 문화의 대표 주자인 IT 업계에 익숙한 이들이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금융업계와의 간극을 체감하고 결국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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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인사이더는 포천500 임원들의 네트워킹을 돕는 회사 펑크스앤핀스트립스 등의 데이터를 분석,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티그룹, 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등 미국 월가의 6대 대형 은행이 최근 2년간 수천명의 AI 전문 직원을 고용한 것으로 집계된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엔지니어, 제품 매니저 뿐 아니라 최고경영진 등 고위 임원도 포함됐다.


하지만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평균적으로 은행들이 이 기간 중 고용한 대부분의 직원들을 떠나보내야 했다고 전했다. 은행에서 나온 AI 전문가들 중 금융권에 남은 비중은 20% 수준에 불과했고 70% 가량은 다시 IT 업계로 돌아갔다. 나머지 10%의 AI 전문가는 IT와 금융업계 외 산업군으로 갔다고 한다.


현지 헤드헌터들은 대형 은행이 AI 전문가들이 원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보유하고, IT 업계에 비해 회사 내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준다는 점에서 장점이 큰 직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헤드헌터들은 AI 전문가들이 대형 은행을 떠나는 이유가 총 세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우선 AI 전문가들이 맡게 되는 프로젝트의 성격이다. 빅테크 기업이나 전기차 업체 등에서 일하면 제품이나 서비스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만, 은행의 경우 프로세스 간소화, 운영 효율성 등 일부 업무의 자동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기술 인재 채용 전문 업체인 글로콤즈의 장칼로 허슈 상무는 소개했다.


쉽게 말해 일이 재미 없다는 의미다. 테슬라 자율주행차가 유모차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멈춰 서지 않는 등 신기술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식의 재밌는 일이 현장에 있는데 이를 두고 은행에서 문서 자동화나 생산성을 높이는 시스템 개선 등을 하는 것을 AI 전문가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연봉 측면에서 은행이 빅테크 기업이나 사모펀드에 비해 보상이 적은 편이라고 헤드헌터들은 밝혔다. 빅테크 기업이 올해 들어 대규모 정리해고 등을 진행하고 지난해부터 기술주 하락으로 자사주 보상 가치도 떨어졌지만, 금융권도 지난해 보너스가 폭삭 줄어드는 등 타격이 있어 상황이 그닥 좋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문화 측면에서도 답답한 금융권의 문화가 자유로운 IT 업계에서 활동하던 AI 전문가들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한 근무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엔지니어들이 주로 원하는 재택근무 문화만 봐도 JP모건을 비롯한 월가의 은행들은 사무실 복귀를 강하게 강조하고 있는 반면 IT 업체들은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빅테크 기업 중에서 사무실 복귀를 요구한 경우도 있지만 사무실 근무 일수나 업무 환경과 관련해서는 큰 차이가 있다.


미 컨설팅 회사 스펜서스튜어트의 칼리 스택 리더는 "AI의 선구자가 된 기술 회사에 존재하는 확연히 다른 리듬과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컨설팅 업체인 헤드릭&스트러글의 라이언 불코스키 파트너는 "실리콘밸리 환경과 그 안에 구축된 네트워크에서 벗어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결국 그걸 그리워하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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