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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덕연게이트]‘하한가 8인방’ 주가 지지부진…서울가스·삼천리 고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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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새 8개 종목 시가총액 8조5000억원 증발
개인 평균 매수 가격, 현재 주가보다 평균 20% 이상 높아

[라덕연게이트]‘하한가 8인방’ 주가 지지부진…서울가스·삼천리 고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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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창구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서울가스·대성홀딩스·삼천리·하림지주·다우데이타·선광·세방·다올투자증권 등 8개 종목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다. 라덕연 호안 대표 일당이 투자자를 모아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이용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그로부터 한달여가 지났다. 라덕연 일당을 대상으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개인들은 이들 종목의 급락을 기회로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반등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 조작에 연루된 이들 종목의 주가 전망을 꺼리고 있다.


대성홀딩스 83.0% , 선광 82.7%, 서울가스 80.6% 떨어져

22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서울가스·대성홀딩스·삼천리·하림지주·다우데이타·선광·세방·다올투자증권 등의 시가총액은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달 21일 총 12조1949억원에서 지난 19일 3조727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4주 만에 8조4671억원이 사라졌다. 종목별 하락률을 보면 대성홀딩스가 83.0%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 선광(-82.7%)·서울가스(-80.6%) ·삼천리(-73.8%)·세방(-63.6%)·다우데이타(-62.4%)·하림지주(-44.4%)·다올투자증권(-20.1%) 등이 뒤를 이었다.

해당 종목의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사태 초기 연이은 하한가를 기록할 당시 개인이 주로 매수에 나섰다. 단기 급락 이후 일시적 반등을 노린 투기적인 매매 형태로 보인다. 개인은 첫 하한가 사태가 터진 지난달 24일부터 8거래일 연속으로 해당 종목을 순매수(8개 종목 합산)했다. 지난 19일까지 개인이 사들인 거래대금은 총 2912억원에 이른다. 다올투자증권만 76억원 순매도를 기록했고, 나머지 7개 종목은 순매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개인의 저가 매수 전략은 현재까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대성홀딩스 매수에 나선 개인의 평균 주당 매수가격은 2만9954원으로 현재주가 2만2100원보다 26%가량 높다. 선광을 사들인 개인의 평균 매수가도 현재 주가보다 24%가량 높다. 나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직후인 지난달 28일 거래량이 급증했던 시기에 매수에 나섰던 개인이 많았던 탓으로 보인다.


라덕연 대표와 일당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보니 급락 종목에 대한 주가 흐름을 예측하기가 여전히 어렵다.

다만 삼천리와 서울가스 등 이익 규모 추정이 가능한 도시가스 업종에 대해선 라덕연 대표가 관여하지 않은 다른 도시가스 업체 주가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적정주가를 가늠할 수 있다. 올해 2월 기준 삼천리의 도시가스 공급량은 4억6316만㎥로 국내 최대 규모다. 지난해 누계 공급량 기준 국내 점유율은 17%로 1위를 기록했다. 국내 공급량 규모 2위 업체는 경동도시가스다. 공급량은 1억 9205만㎥다. 지난해 누계 공급량 기준 국내 점유율은 9%다. 지난 19일 기준 삼천리와 서울가스 시가총액은 각각 5292억원, 4540억원이다. 경동도시가스 시가총액 1270억원과 차이가 크다. 물론 공급 규모 단순 비교로 적정 시가총액을 따지기는 어렵다.


급락 이전에도 해당 종목에 주의를 당부하는 분석이 있었던 점도 고려할 만하다. 앞서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29일 삼천리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내놓았다. 당시 삼천리 주가는 37만8500원으로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지던 시기였다. 이후로도 주가 상승은 이어졌고, 지난달 3일 삼천리 주가는 52만40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주가 상승 흐름에도 삼천리 목표주가를 11만원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발생했던 일회성 비용 소멸, 견조한 도시가스 본업 실적 창출, 발전 및 기타 자회사의 실적 개선으로 삼천리 주가가 3배 이상 상승했다"며 "미국, 유럽의 친환경 정책 확대, 수소 사업의 기대감 등이 더해지며 삼천리 밸류에이션도 함께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도시가스 산업은 급격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변화보다는 터널 톨게이트 비용을 회수하는 리츠(REITs)와 같은 비즈니스"라며 "실적과 주가 모두 과거로 회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위기에 휩쓸려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지만 실적과 도시가스 산업 특성을 고려했을 때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지난 19일 삼천리 주가는 13만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유진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 11만원과 비슷한 수준까지 주가가 내려왔다.


삼천리는 지난 1분기에 별도기준으로 매출액 1조5942억원, 영업이익 7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7%, 41.2% 증가했다. 평균 기온 상승으로 가정용 도시가스 판매량이 줄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재고 조정으로 일부 수요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산업용 도시가스 판매량도 감소했다. 다만 판매단가가 오르면서 매출액이 늘었다.


비슷한 시기에 SK증권은 서울가스에 대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 제목은 '위험한 주가'였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현재 주가는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함께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하지만 도시가스사업 영업이익률과 천연가스 가격은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천연가스 가격에 맞춰서 도시가스 도입단가와 판매단가가 연동돼 결정되기 때문에 영업이익 레버리지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강조했다.


주가가 연일 상승하던 시기였던 지난해 11월에 이미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주가는 흔들림 없이 상승을 이어갔다. 4개월 이상 상승 흐름이 이어졌고 일부 CFD 계좌에서 반대매매가 나오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황성현 연구원은 "도시가스 업체는 지역적 폐쇄성과 낮은 산업 성장률로 연간 영업이익 변화가 미미하다"며 "제한된 이익 성장성으로 현금배당도 5~10년간 동일한 규모를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한된 이익 성장성으로 현금배당도 동일한 규모를 지급하고 있다"며 "금리에 따라 채권가격이 결정됨을 고려하면 도시가스 주가도 적정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당 배당금을 고려했을 때 삼천리와 서울가스 적정주가를 각각 9만1000원, 5만3000원으로 산출했다. 저가 매수에 나서기에는 여전히 이른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다우데이타 1분기 호실적, 다올투자증권 새로운 2대주주 등장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블록딜로 구설에 오른 다우데이타는 1분기에 4116억원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을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사 중 최상위권이다. 이와 달리 시가총액은 19일 종가 기준 6270억원에 그쳤다. 저평가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SG증권발 폭락 사태 관련 종목 중 낙폭이 가장 적은 다올투자증권은 급락 과정에서 새로운 2대주주가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신을 '사업가'로 소개한 김기수가 친인척 최순자씨, 부동산임대업을 하는 법인 순수에셋 등과 함께 전날 기준 다올투자증권 주식 697만949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들은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6000원대에서 3000원대 초반으로 급락하는 과정에서 약 402만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지분율 24.82%) 다음으로 보유 주식이 많다.


※ 이번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로 자본시장 질서에 경종이 울리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가 진상파악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투자피해 사례와 함께 라덕연 측의 주가조작 및 자산은닉 정황, 다우데이타·서울가스 대주주의 대량매도 관련 내막 등 어떤 내용의 제보든 환영합니다(jebo1@asiae.co.kr). 아시아경제는 투명한 자본시장 질서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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