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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人터뷰]"국회가 잘못"…가상자산法 쏟아낸 김한규의 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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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년 공천서 젊은 인재 발탁해야"
"가상자산 등 공직자 재산신고 반영돼야"

"국회에서 아예 일정한 가치가 있는 모든 자산에 대해서 전부 신고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49)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국회의원 가상자산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60억원 코인 투자 의혹’이 제기돼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사례처럼 실제 가상자산은 공직자 재산공개 과정에서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재산공개 대상에 제외,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보유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가상자산은 공직자 재산공개의 취지와 달리 자금 은닉 수단이 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이해충돌이 발생할 경우 확인할 수 없다.

김 의원은 그동안 국회가 가상자산과 관련해 직무유기를 했다고 본 것이다. 그는 "가상자산을 포함해 어떤 자산이라도 (재산)신고하도록 만들어야 했는데 (그동안) 목록을 정해 놓고 목록만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신속한 입법을 통해 가상자산을 포함해 어떤 자산이라도 신고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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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김 의원은 다음 달 의정활동 1년을 맞는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인구위기특별위원회 등에서 활동 중이며, 민주당 원내대변인을 맡았다. 그는 1년 남은 21대 국회에서 "인구 위기가 앞으로 제일 중요한 문제가 될 것 같다"며 "이 문제에 관해 관심을 두려고 한다. 관련해 정책도 준비하고 의원으로서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1년 어떻게 보냈나?

▲정말 바쁘게 보냈다. 다른 의원들보다 임기가 절반인만큼 성과를 만들어내고 싶은 욕심이 컸다. 상임위 외에도 최근 원내대변인을 맡았는데 바쁘게 지내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제 시스템이 익숙해지면서 ‘해야겠다’고 다짐한 일들을 구체화해 남은 1년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다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느낀 점은?

▲일하기 어려운 여건이 많다. 민생 경제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의정 활동에 투입할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지역구 행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많고, 국회에서도 정치 현안에 대해 에너지를 너무 많이 쏟고있다.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 회의가 없는 시간에는 엉덩이 붙이고 자리에 앉아서 고민해야 하는데, 우리 국회가 그런 상황인가. 경쟁자가 지역구에 가 있으면 마음이 불안해 국회에 있지 못하게 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소명으로 국회의원이 됐는데, 원하는 일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불만과 의정 생활을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괴감을 토로하는 이야기를 (동료 의원들로부터) 듣기도 했다.


-아쉬운 점은?

▲국회의원은 한명, 한명이 헌법기관이지만 법안이 통과되려면 결국 다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여야 협의가 안되면 어느 당도 법을 처리하기 어려운 구조다. 일을 하고 싶은 열망에도 불구하고 여야 협의가 안돼 법안 처리를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또 법률에서 중요한 사항을 정한 뒤 시행령으로 위임하는 것도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는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국회의원이 대략의 기준만 정한 뒤 행정부에 위임하는 방식으로 입법을 한다. 국회가 스스로 권위를 못 살리고 행정부가 입법부를 패싱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관행을 마련한 것이다. 국회가 조금 더 전문성을 쌓아 스스로 마무리하는 입법을 해야한다.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논란과 관련해 국회의원 전수조사 의견이 있다.

▲가상자산과 관련해 국민들이 의구심을 품고있다. 이 사안은 국회가 잘못한 것이다. 신속한 입법을 통해 가상자산을 포함해 어떤 자산이라도 신고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 지금은 (재산신고)목록을 정해놓고 신고하고 있다. 국회에서 아예 일정한 가치가 있는 모든 자산에 대해서 다 신고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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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재산신고 과정에서 가상자산을 포함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등 가상자산 관련 법안을 많이 발의했는데.

▲지난 정부에선 가상자산은 투자보다 투기라고 생각해 부정적이었다. 그래서 가상자산은 법령안, 즉 제도권으로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 됐고, 재산 등록에도 빠졌다. 현재 가상자산은 건강보험료 산정에서도 제외되고, 체납한 사람들의 재산을 추적해도 확인할 수 없다. 이번에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 다른 자산과 동일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맞춰 가상자산도 다른 자산과 동일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법안을 만들고있다. 국민건강보험법과 예금자보호법 등 관련법을 급하게 발의했는데, 앞으로도 추가로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김남국 의원 논란을 거치면서 가상자산은 자산으로서 가치를 더 인정받게 되는 거 같다.

▲그런 효과도 있다. 여전히 가상자산에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투기성 활동을 했다는 인식도 있다. 국민들은 가상자산의 효용성이나 합법성에 대해 인정하지 않으려는 정서가 있는데, 많은 젊은이가 투자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면 애써 모른 척하거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재단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전당대회 돈봉투, 김남국 의원 논란 등 일련의 사건을 거치며 쇄신 목소리가 나온다. 어떤 쇄신이 필요한가.

▲다음 총선 공천에서 젊고 액티브(활동적인)한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게 지도부가 인위적으로 노력을 해야 된다. 진보는 변화를 추구하는 힘인데, 진보에 걸맞은 사람들이 일을 해야 한다. 제가 40대 후반인데 당내 의원 중에서 상당히 젊은 축에 속한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 하지 않겠나. 정치는 결국 이미지가 중요한데 2020년 총선 승리 이후 2021년 4·7재보궐선거까지 1년 사이에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민주당에 젊고 역동적인 느낌이 없어졌고 도덕적인 우위라는 느낌도 없어졌다. 정치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 출신 등의 이력으로 인해 ‘왜 민주당을 선택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어떤 분들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무슨 차이냐고 말하지만, 여러 차이가 있다. 민주당에는 선배 세대들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민주화 세대와 정치적 민주주의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또 자유시장 경제를 존중하지만, 시장 실패에 대한 인식에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 조정해야 하는 것이 정치의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민주당을 보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민주당은 현재에 대한 불만을 갖고 개선해야 할 것을 찾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큰 틀에서 진보라고 생각한다. 저는 현재 사회에 안주하고 싶은 생각이 없고 우리나라는 아직도 진보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지난번 국민의힘의 전당대회에서 대통령실이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것을 보고 정치인으로서 분개할 사안인데 (국민의힘에선)아무도 나서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그 당에 속했다면 못 견뎠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정치인은 경제 공부해야"…김한규의 경제읽기 '시즌5'

김 의원은 지난해 6월 국회 의원회관에 입성한 뒤, 저녁마다 경제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김한규의 경제읽기’를 진행했다. 한국 경제의 당면 과제를 살폈던 시즌1을 시작으로 경제전망(시즌2), 부동산시장과 노동시장, 채권시장과 가상자산시장, 주식시장 등을 다룬 마켓(시즌3), 에너지(시즌4) 등을 다뤘다.


‘시즌 5’에선 로봇과 같은 미래 산업을 조명한다는 계획이다. 김 의원은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반도체와 같은 특정 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산업 구조를 바꿔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경제 읽기를 통해 미래 산업에 대한 이해하고, 관련 법령 정비와 국가적 예산 지원 방안 등을 모색하겠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서 변호사로 활동한 김 의원이 금뱃지를 달자마자 ‘경제 읽기’에 나선 것은 지난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험 때문이었다. 당시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김 의원은 "경제 정책에 따라 국가의 역할이 달라지는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경제의 중요성에 비해 정치인들이 이 분야에 대해서는 경험이나 전문성이 떨어져 관료에 맡기게 되다 보니 각각의 정권이 진정한 자기 색깔을 펼치기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관료와 논쟁에서 이기지 못해도 힘으로 누를 수는 있겠지만, 설득하고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는 대화하고 논의할 수 있는 수준의 경험이 쌓여야 한다"며 "민주당이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4년 후에 지금보다는 더 많은 사람의 경제의 중요성을 알고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해서 경제 읽기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제 읽기’는 민주당 재집권을 위한 장기 포석의 일환인 셈이다. 그는 "경제 공부는 할수록 단기간에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경제 상황도 계속 변하기 때문에 계속 모니터링하고 상황에 맞는 정책을 찾기 위해 습관처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인들의 삶의 질 제고도 김 의원의 고민거리다. 그는 "어떻게 보면 제주도민은 살고 있는 지역을 전 국민의 휴양지로 내주고 있다"며 "길을 넓게 뚫려 차는 많이 다니게 됐지만, 그 사이에 제주도민의 삶의 질이 올라갔는지 물어보면 많은 분이 부정적으로 얘기한다. 지역민들과 관광객들 간의 삶의 질의 충돌 문제를 잘 조정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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