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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나이(Age)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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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에게 기대하는 것들
시니어가 이뤄야하는 것들

[시니어트렌드]나이(Age)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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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난히 시니어 관련 프로그램이나 기획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행사의 홍수다. 시니어를 위한 기획일 때도 있고, 시니어가 직접 나설 때도 있다. 한 분야가 성장하려면, 양이 늘어나고 질이 따라 온다는데, 그 토대가 만들어지는 건가 싶다. 시니어 분야에 오래 있던 고인 물들도 요즘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하는 걸 보면 괜한 너스레는 아닌 것 같다. 참신한 기획도 눈에 띄어서 지난달 인상적이었던 행사 몇 가지를 추려봤다.


가장 신선했던 시도는 두산아트센터에서 진행 중인 ‘Age, Age, Age - 나이, 세대, 시대’란 강좌 형태였다.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행사들과는 깊이가 달랐다. 고령화로 인한 변화가 기존의 균형·조화와 분열·충돌이 되면서 ‘나이’는 무엇인가를 물으며 시작한다. 기획 의도에 대한 설명이 세심하다. “사람의 삶에서 나이는 계속해서 화두다. 어떤 시기는 나이듦을 기다리고 어떤 시기는 도망치고 싶다. 나이는 시간이라는 객관적인 기준과 경험이라는 주관적인 기준이 더해지는 탓에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나이’는 ‘노화’와 ‘세대’로 이어지고, ‘인구’, ‘돌봄’, ‘테크놀러지’로 확장된다. 그 테두리에 ‘갈등’과 ‘사회문제’가 놓일 수밖에 없다. 이런 키워드를 토대로 나이를 생각하며 지혜를 모색하고자 한다. 그 지혜는 다른 나이의 사람들이 서로 손을 잡는 것, 한 사람의 일생이 펼쳐진 매년의 나이를 일련의 호흡으로 어루만지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개인적으로는 현재까지 진행된 네번의 강연 중 서울대 경제학과 이철희 교수의 ‘인구변화가 가져올 사회경제적 불균형: 전망과 대응’에 가장 공감했다. 의도와도 결이 같았다. 시니어에게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 분야들에서 각종 수치를 통해 안정감을 주었고, 여성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이나 변화에 맞춘 교육 제도, 청년 인구 감소에 따른 충격을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이었다. 별개로, 공연장에서 진행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한글자막, 휠체어석, 문자소통 서비스 등 소외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포괄적 배려가 돋보였다. 매번 질의응답 시간에 청년들의 참여도 열정적이어서 놀랐다.


정부 역시 뛰고 있다. 먼저, 행정안전부는 ‘다시 활짝’이라는 재도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평창, 제주, 청주 등 12개 지역에서 중장년층을 포함해 활력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간 청년 세대에 집중했는데,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각 지역에서 청년과 시니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소개하는 자리는 희망찼다. 특히 완주 지역이 흥미로웠다. X세대 신중년들에게 주목한 것도, 귀농귀촌을 ‘탐색캠프-연결실험-생활탐구’ 3단계로 설계해 서서히 적응하는 과정을 만든 것도 그랬다. 또 ‘거침없는 중년들의 이유있는 도전’이라는 홍보 문구가 재밌는 영덕군청도 있었다. 한국형 걷기 코스 탄생을 기대하게 하는 ‘블루로드 대장정’은 꼭 가볼 생각이다. 한편 세대 융합형 시도도 있었다. ‘여수와’에서는 로컬 청년들을 위해 50플러스 세대가 멘토가 되어주고, 지역에서는 청년들이 투어 가이드가 되어준다. 이제껏 지역 탐색 프로그램이 여럿 있었는데, 시니어와 청년 상생형이나 귀농귀촌이 아닌 특색 있는 코스를 살린 경우들은 별로 없었기에 신선했다. 앞으로 시니어들이 어떻게 지역에서 자리를 잡고 청년과 연계해 활력과 성장 동력이 되어 줄까?


한편, 횡성에서는 건(健)중년 선언과 관련하여 ‘특화재생에서 공동체와 로컬’이란 포럼이 열렸다. 건중년이란 65~70세로 굳세고 건강하고 튼튼한 중년이란 뜻이다. 돌봄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풍부한 네트워크와 경험을 가진 자원이자 동력으로 인식하고 전진하려는 실천 선언이었다. 강원도의 오랜 전통인 회다지 소리 축제와 연계해서 시니어들의 의지가 돋보였고, 세대와 지역문제를 담았다.

'대한민국, 넥스트레벨'이라는 출판 기념회도 있었다. 각 분야의 원로들이 힘을 모아 시니어 다운 역할을 하자는 선언이었다. ‘나랏일이 걱정이외다’가 부제다. 현 시대가 가진 도전적인 상황에 맞는 미래지향적인 신한국형 성장모델을 찾아보자며, 특히 청년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정주(定住)환경과 국가적 전략을 모색해보자는 이색행사였다. 반면 씨즈와 한국아쇼카재단이 함께한 중장년 포럼은 과거를 조망했다. 한국에서 ‘중년’, ‘시니어’에 대한 정의, 정책, 인식과 풀뿌리 운동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그간의 역사를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역사를 알아야 앞으로 방향성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행사였다. 그런가 하면, '초고령 사회 디자인 2.0 선언'이라며, 베이비부머 세대가 직접 나서서 스스로 경험과 지혜를 활용해 초고령 사회에서 ‘체인지 메이커’로 활약하자며 다양한 소회를 나눴다.


세대 통합형 움직임이나 시니어 세대의 실천 선언 등이 눈에 띄게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다. 앞으로 이런 행사나 선언이 거창한 발언만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활동과 기여를 담은 구체적인 행동이 더해져 실제 결과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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