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는 아이 없게"…英 런던, 1년간 초등생 무상 급식

칸 시장 "나도 어린 시절 무상 급식 받아"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앞으로 1년간 초등학생 전원에 무상급식을 시행한다. 보편 무상급식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이민 가정 출신인 현 런던시장의 유년 시절 경험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공영 방송 'BBC'는 20일(현지시간) 런던시 당국이 올해 가을부터 1년간 1억3000만파운드(약 2027억원)를 투입해, 시 전체 초등학생에게 무상 급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당국은 "세수가 예년 예상보다 많았기에 (무상 급식) 비용을 댈 수 있었다"라며 "각 가정은 학생 한 명당 연 440파운드(약 69만원)의 부담이 줄어든다"라고 설명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 / 사진=연합뉴스

현재 영국 내 잉글랜드 지역에선 연간 세후 수입이 7400파운드(약 1154만원) 이하 빈곤층일 경우 무상 급식을 제공한다. 그러나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사실상 빈곤 환경에 처해 있지만, 세후 수입 요건이 맞지 않아 무상 급식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정이 약 8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이와 관련해 "생활비 상승으로 가계 추가 지원이 절실하다"라며 "아이들이 도시락을 싸지 못하고, 무상 급식에도 해당하지 않아 점심때 밥을 먹은 척하고 있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말했다.

칸 시장은 자신도 어린 시절 무상 급식 지원을 받았다고 고백하며 "다른 친구들과 달리 바우처로 급식을 먹다 보니 부끄러웠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보편 급식을 제공하면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사디크 칸 시장은 2016년 당선 이후 현재까지 런던시장을 역임하고 있다. 1970년 남부 런던의 파키스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아버지는 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며 칸 시장의 학비를 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영국 노동당 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한 뒤 런던시장으로 선출된 그는 2021년 시장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칸 시장은 영국 최초의 무슬림 런던시장이기도 하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