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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우울증 치료제 임신했다면 복용 피해야…"기형, 유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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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임신 중인 여성은 아파도 약을 함부로 쓰기가 어렵다. 자칫 태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다방면의 연구 등을 통해 검증된 약물만 사용해야 한다. 특히 일반적으로는 흔하게 쓰이는 약도 임신부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대표적인 약물이 우울증·불안장애 등에 사용되는 ‘알프라졸람’과 여드름 치료제로 쓰이는 ‘이소트레티노인’이다. 이들 약물은 잘못 사용했다가는 유산, 기형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임신 자료사진.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임신 자료사진.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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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라졸람, 자연유산·저체중아 출생 위험↑

향정신성 의약품인 알프라졸람은 우울증이나 불안, 공황장애를 비롯해 위·십이지장, 과민성대장증후군, 자율신경실조증 치료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국내에서 자주 처방되는 수면진정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알프라졸람을 임신 중 복용하면 자연유산과 저체중아 출산, 조산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최근 연구에서 확인됐다.


산부인과 명의로 손꼽히는 한정열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교수 연구팀은 최근 2000~2019년 ‘한국마더세이프(임신약물정보센터)’에 등록된 출산 여성을 대상으로 임신 중 알프라졸람 복용 그룹(96명)과 미복용 그룹(629명)을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알프라졸람 복용 그룹은 미복용 그룹보다 자연유산 위험성은 2.38배, 저체중아 출산 위험은 3.65배, 조산 위험은 2.27배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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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알프라졸람 복용 그룹의 출생 후 1분 ‘아프가 점수(APGAR score)’를 분석했더니 7점 이하가 될 위험이 미복용 그룹에 비해 2.19배 컸다. 아프가 점수는 출생 직후 신생아 상태를 점수로 평가하는 방법으로, 보통 생후 1분 점수는 8~10점이다. 6점 이하면 집중관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임신부들이 알프라졸람을 복용한 원인도 분석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20.8%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우울증(16.7%), 호흡기 질환(12.5%), 공황장애(11.5%), 편두통을 포함한 기타 신경병증(11.5%) 등 순이었다. 한 교수는 "알프라졸람은 정신질환뿐만 아니라 불면증, 호흡기질환, 비만 치료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며 "임신부가 약 처방을 받을 때는 반드시 의료진에게 임신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아기형 유발하는 여드름 치료제 '이소트레티노인'

여드름 치료제도 임신부와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에게 금기시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여드름 치료제의 주성분인 이소트레티노인이 태아 기형을 유발하는 탓이다. 한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한 임신부 기형 위험 연구 중 미국, 캐나다 등 국제적으로 발표된 논문 10편을 메타분석했다. 이 연구에서는 이소트레티노인에 노출된 임신부 2783명이 포함됐는데, 이들의 기형 출산 위험은 비노출군에 비해 최대 3.76배 높게 나타났다. 주요 기형으로는 두개골·얼굴 기형, 중추신경계 손상, 심장 기형, 무지외반증, 얼굴·목 기형, 손가락 다지증 등이 나타났다.


한정열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제공=일산백병원]

한정열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제공=일산백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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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율도 높았다. 이소트레티노인 복용 임산부 중 80%가 낙태로 이어졌다. 이 중 65%는 본인이 선택해 낙태한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 연구에서는 84%, 미국 연구에서는 72%가 임신을 중단했다. 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역시 2010~2021년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한 임신 여성들의 상담이 1500건 이상 진행됐고, 이 가운데 50% 이상은 임신중절을 선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소트레티노인 복용 중단 후 최소 4주가 지나고 임신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한 교수는 "이소트레티노인 복용 중 임신을 한 여성들은 기형 위험도가 높아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임신을 중단하는 여성들이 많다"며 "이런 여성들은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검사를 통해 도움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신 중 금기약품 1078개 중 임신 중 절대 복용하면 안 되는 약물 131개를 1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나머지는 2급에 해당하며, 원칙적으로 사용이 금지되나 처방자의 판단에 따라 복용이 가능하다. 이소트레티노인은 1급, 알프라졸람 등 벤조디아제핀은 2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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