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빌려준 경찰관·수험표 찾아준 시민 등 “모두 한 마음으로 한 뜻으로”

입실 1분 남기고 시계 전달 받아
차 안에 떨어뜨린 수험표 전해 받기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7일 오전 시험장이 마련된 부산 해운대구 부흥고등학교에서 재송지구대 A경위가 시계를 두고 온 한 수험생에게 자신의 손목시계를 빌려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일부 수험생들이 경찰과 시민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고사장에 입실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험생 입실 완료 시간을 1분여 앞둔 8시9분께 부산교육청 23지구 제1 시험장이 마련된 해운대구 부흥고 정문으로 한 학부모가 달려왔다. 이 학부모는 아들이 '시계를 안 가지고 왔다'는 연락이 왔다며 혹시 아날로그 시계를 가지고 계신 분이 있을까요라고 다급하게 주변에 물었다. 다행히 주변에 있던 해운대경찰서 재송지구대 소속 A 경위는 자신의 손목시계를 벗어 정문으로 나온 해당 수험생에게 전달했다

A 경위는 수험생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한 것 뿐이라며 시계를 두고 온 수험생이 긴장하지 말고 수능을 잘 봤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시민과 경찰의 도움으로 무사히 시험장에 도착한 수험생도 있다. 오전 7시 30분께 택시를 타던 한 수험생이 수험표가 든 지갑을 흘리는 장면을 한 시민이 목격하고 급히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해당 택시 기사에게 연락한 뒤 부산 사상구 백양터널에서 택시를 따라잡아 지갑을 전달했다. 시간이 지체된 경찰은 수험생을 순찰차로 옮겨 태우고 고사장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이동을 도왔다.

울산에서도 경찰이 수험표를 차 안에 떨어뜨리고 간 수험생을 도와 시험을 제때 치를 수 있게 했다.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울주군 구영사거리에서 수험생 자녀를 고사장에 내려다 준 학부모가 순찰차를 보고 급하게 달려왔다. 집 근처에 와서 보니 차 안에 수험표를 떨어뜨리고 갔다고 전했다.

수험장 입실 마감 시각이 얼마 남지 않아 경찰은 어머니를 순찰차에 태운 후 사이렌을 켜고 약 5분 만에 5㎞ 떨어진 고사장인 남구 무거고에 이동했다. 다행히 수험생은 수험표를 가지고 무사히 입실할 수 있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