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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죽었다” 9월 물가지수 83% ↑ … 인플레 공포 떠는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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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인 물가 상승에 아르헨티나 곳곳서 항의 시위
“연말엔 세 자릿수 웃돌 수도 … 임금 인상은 절반 수준에 그쳐”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정부 보조금 인상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시위 도중 쉬고 있는 사람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정부 보조금 인상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시위 도중 쉬고 있는 사람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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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아르헨티나에서 살인적인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INDEC)은 9월 소비자물가지수(IPC)가 1년 전보다 83% 상승했다고 밝혔다. 30년 전인 1992년 1월(76%) 기록을 넘어섰던 지난달보다도 7%가량 높았다. 올해 들어 9개월 동안 66.1%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엔 주로 의류 및 신발(10.6%), 알코올음료 및 담배(9.4%), 각종 서비스(6.8%), 식품 및 음료(6.7%) 등의 품목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와 관련해 후안 파올리키 이코노미스트는 "9월 물가상승률이 전문가들의 예상치(6.7%)를 밑돌았지만, 1991년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고 암울한 수치"라고 말했다.

앞서 아르헨티나 정부는 치솟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쇠고기와 곡물 수출을 제한하고 생필품 가격 상한제를 도입했으나 물가를 잡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대응 및 경기부양에 필요한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약 26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최상위 소득층을 대상으로 부유세 징수를 추진했으나, 부유층 납세자들의 강한 반발로 징수 목표액을 확보하지 못했다.


정부의 각종 물가 통제 정책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국민들의 시름은 덩달아 깊어졌다. 특히 가파르게 치솟는 물가와 달리 임금 인상은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이나 교통 등 모든 것이 점점 더 비싸지면서 먹고 살기 어려워진 국민들은 거리로 나와 분노했다. 시민단체는 정부 보조금 인상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노조는 임금 재협상을 요구하며 연일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선 '최저임금 장례식'이 치러지기도 했다. 당시 모의 관을 들고 행진하던 시위대는 "월급은 죽었다"고 외치며 낮은 임금과 치솟는 물가에 항의했다.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고는 한인 사회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1년간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분야가 바로 한인 대다수가 종사하는 의류업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가격은 이미 100% 이상 상승한 반면, 판매는 17.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매월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물가상승률이 쉽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전문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실시하는 시장기대조사(REM)에 따르면 연말 물가상승률은 94.5%로 전망됐다. 또 연말 물가상승률이 세 자릿수를 웃돌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매체인 암비토가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올해 연말 물가상승률이 전년보다 9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는 전 세계 물가상승률 순위에서 짐바브웨(547.3%)·베네수엘라(220%)·수단(129.5%)에 이에 4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암비토는 전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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