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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자본에서 개발 좌초, 결국 시민품으로…100년 만에 개방된 송현동 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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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시민들에게 열린녹지광장으로 개방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7일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시민들에게 열린녹지광장으로 개방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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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100년 넘게 높은 담장에 둘러싸여 있던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새 단장을 마치고 7일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이건희 기증관(가칭) 건립 사업에 앞서 부지 전체를 2024년 12월까지 약 2년간 녹지광장으로 임시 개방키로 한 것이다.


이곳은 서울 사대문 안 도심 한복판에 있는 데다 서울광장 면적의 3배(3만7117㎡)에 달하는 규모지만 한 세기가 넘도록 일반인들은 볼 수조차 없었다. 조선 시대에는 경복궁을 감싸고 있어 주로 왕족들이 흩어져 살던 곳인데, 1910년 일제강점기 식민자본인 조선식산은행 사택이 들어서면서 4m에 달하는 높은 담이 쌓인 탓이다.

광복 후에도 1997년까지 주한미국대사관 직원의 숙소 등으로 쓰이며 시민들은 땅을 밟지 못했다. 이후 소유권은 한국 정부에서 삼성생명, 또 대한항공으로 넘어갔다. 1989년 삼성생명이 미국으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아 미술관 지으려고 했으나 철회하고, 대한항공에 소유권을 넘겼다. 대한항공으로 넘어간 이후에는 한 때 개발이슈가 나오기도 했다. 대한항공이 이곳에 7성급 한옥 호텔을 지으려고 하면서다. 하지만 인허가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됐고, 자금난을 겪던 대한항공이 매각을 결정하면서 공공부지로 돌아왔다.


서울시가 이 부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한항공과의 3자 간 합의로 사들이면서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올 7월 초 소유권은 대한항공에서 LH로 변경됐으며, 서울시는 시가 보유한 강남구 서울의료원 남측부지와의 맞교환을 통해 조만간 소유권을 획득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공원 개방을 통해 부지 전체를 둘러싸고 있던 4m 높이의 장벽을 1.2m 돌담으로 낮췄고, 광장 중앙에 1만㎡ 넓이의 잔디 광장을 만들었다. 주변으로는 코스모스, 백일홍 등 야생화 군락지를 조성했다.

송현동 부지가 가로막고 있던 경복궁~북촌은 광장 내부 보행로로 연결된다. 광장으로 가로지르는 보행로는 따라 걸으면 청와대~광화문광장~인사동~북촌 골목길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다.

7일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시민들에게 열린녹지광장으로 개방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7일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시민들에게 열린녹지광장으로 개방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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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서게 된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기증한 2만3000여점의 문화재와 미술품을 보존할 건립지로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최종 합의하면서다. 3만여㎡의 부지 중 9787㎡이 기증관으로 활용되며, 나머지는 공원으로 조성된다. 문체부와 서울시는 접근성, 주변 역사문화 자원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할 때 기증관 건립 부지로 송현동 부지가 최적이라는데 뜻을 모았다. 인근에 국립현대미술관 등이 있어 협업이 쉬운 점도 고려됐다.


이곳은 2025년 다시 문을 닫고 이건희 기증관을 포함한 문화공원으로 만드는 작업에 돌입한다. 2년간 재단장 후 2027년 개관할 예정이다.


시는 임시개방 기간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개최한다. 내년 5~10월에는 서울건축비엔날레가 열린다. 올해 처음 서울에서 열린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도 내년 이곳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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