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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만 말하지 않는 '탑건 매버릭'의 가상적국[전쟁과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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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 진행 상황 고려
영화속 주인공 곡예비행보다
외교·정치 상황 훨씬 어려워

이란 공군이 운용 중인 F-14 전투기의 모습[이미지출처= 이란 공군 홈페이지]

이란 공군이 운용 중인 F-14 전투기의 모습[이미지출처= 이란 공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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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할리우드 영화, ‘탑건 매버릭’에는 가상의 적국이 등장한다. 의도적으로 동유럽 어딘가에 있는 러시아의 위성국가처럼 그려지고 있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이 나라가 어디인지는 정확히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해당 적국이 어디를 지칭하고 있는지는 영화를 보다보면 알 수 있다. 먼저 미국 항공모함이 출진해 있으니 바다를 끼고 있는 나라고, 주인공이 F-18 슈퍼호넷 전투기를 몰아 수천미터 산맥을 넘나들며 핵시설을 타격하고 있으니 고산지대에서 핵개발을 하고 있는 나라다.

또한 이 나라는 러시아제 최신예 전투기인 Su-57 전투기도 보유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온갖 곡예비행으로 격추하는 5세대 전투기가 바로 이 Su-57 기종이다. 이것을 보면 이 가상적국은 러시아와도 관계가 밀접한 나라임을 알 수 있다.


영화는 거의 막바지 장면에서 이 가상적국에 대한 마지막 단서를 준다. 적진에 떨어진 주인공 일행이 적국의 F-14 톰캣 전투기를 훔쳐서 항공모함으로 귀환하는 장면이 가장 큰 힌트다. 전 세계에서 F-14 전투기가 아직도 현역으로 쓰이고 있는 국가는 이란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끝까지 이 가상적국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아직 표류 중인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 문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국제유가 급등, 인플레이션과 11월 중간선거 등 복잡다단한 대내외 상황에 놓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입장에서 쉽사리 풀어내지 못하고 있는 외교적 숙제다.

이란은 미국이 풀어야 할 거의 모든 외교문제에 한 발씩 걸쳐 있는 나라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란이 그대로 핵개발을 밀어붙일 경우,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중동 내 미국 동맹국들의 핵확산을 막을 명분이 없어진다. 더구나 이란의 핵과 탄도미사일 기술은 북한과 매우 밀접히 연관돼 있다.


또한 이란은 중국,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미국과 사우디,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구축된 중동 내 미국 동맹국과 대치하며 이른바 중동 신냉전의 한 축으로 서 있다. 이스라엘 같은 경우에는 탑건 매버릭 영화처럼 미국이 이스라엘과 공동으로 이란 핵시설을 공중 타격해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을 공습하면, 이라크, 시리아, 예멘 등 중동의 절반은 완전히 적으로 돌아서게 되고 전쟁은 더욱 격화돼 미국은 또다시 대규모 병력을 파견해야 할 수도 있다.


국제유가 문제에서도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 문제는 국제사회 논란의 대상이다. 당장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이 줄어든 유럽연합(EU)에서는 일일 200만배럴 이상의 석유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이란 제재를 풀기 위해 이란핵합의 복원 협상 타결을 미국 측에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처럼 차라리 탑건 조종사가 곡예비행을 해서 노후 기종인 F-18 전투기 몇 대를 희생하고 이란핵시설을 별다른 후속문제 없이 파괴할 수만 있다면 바이든 행정부도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 속의 외교·정치 상황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고 난해하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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