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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조’ 원전 수주전 닥치는데…정부 전담 인력은 ‘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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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수출전략추진단' 연내 출범…원전 수출 컨트롤타워
수출 전담 정부 조직은 8명 규모…정부 전략 지원 '역부족'
체코·폴란드 수주전 등 과제 산더미…업무 과부하 우려도
원전차관보 신설도 난항 겪을 듯…정부조직법 개정해야

경북 울진에 위치한 신한울 1·2호기 전경. [사진 = 아시아경제DB]

경북 울진에 위치한 신한울 1·2호기 전경. [사진 =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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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정부의 원자력발전 수출 활성화 전략이 부처 이기주의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전 수출 컨트롤타워 격인 ‘원전수출전략추진단’은 올 하반기 출범할 계획이지만 정작 추진단을 뒷받침할 실무 조직은 마련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새 정부 국정과제에 담긴 원전 차관보(1급) 신설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 원전 정책은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국 등 1개 국(局)이 총괄한다. 원전산업정책국은 원전산업정책과, 원전수출진흥과, 원전환경과, 원전지역협력과 등 4개 과(課)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원전 수출 업무를 전담하는 건 원전수출진흥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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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과부하 우려

문제는 원전수출진흥과가 8명 규모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원전 수출 활성화가 윤석열 정부 핵심 국정과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담 조직 규모는 크지 않다. 이에 현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 원전수출진흥과를 ‘원전수출국’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국정과제로 삼았다. 기존 과 단위 조직 1개만으로는 정부의 원전 수출 전략을 지원하는 게 역부족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정안전부 등 소관 부처 견제에 원전수출국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정부 전략이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원전수출진흥과는 원전수출국이 담당할 계획이었던 추진단 실무 총괄도 맡게 됐다. 당초 국 단위 조직이 맡기로 했던 업무를 과 단위 조직이 담당하게 된 셈이다.


업무 과부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8명 규모의 원전수출진흥과가 범정부 컨트롤타워인 추진단 실무를 맡게 된 데다 체코, 폴란드 등 한국이 노리고 있는 해외 원전 수주전도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당장 8조원 규모의 원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체코는 오는 11월 본입찰을 마무리하고 내년 초 협상을 시작한다. 폴란드는 40조원 규모의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폴란드 정부는 한국, 미국, 프랑스 등 3개국에 원전 사업을 제안했다. 본입찰은 내년 개시된다.

눈앞에 닥친 원전 수주전은 이 뿐만이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한국에 12조원 규모의 원전 사업 입찰참여요청서를 보냈다. 사우디는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지은 바라카 원전의 기술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동욱 한국원자력학회장은 "원전 수주 여부를 가르는 요소 중 정부 지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면서 "원전 건설의 기술력과 경제성으로 보면 한국 경쟁력은 이미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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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차관보도 쉽지 않을 듯

정부 국정과제인 원전 차관보 신설이 쉽지 않다는 건 또다른 문제다. 정부조직법상 산업부는 차관보를 1명만 둘 수 있다. 이미 통상 차관보가 있는 산업부에 원전 차관보 자리를 만들려면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가 여소야대 국면으로 인해 정부조직법 개정이 필요한 조직 개편을 중장기 과제로 미룬 상황에서 추진단 출범에 발맞춰 원전 차관보를 신설하는 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행안부, 기획재정부 등 소관 부처의 견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국내 원전 산업을 위해 부처 이기주의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탈원전 여파로 황폐화된 원전 생태계 복원이 시급한 만큼 원전수출국 신설 등 정부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내 원전 수출은 최근 5년새 계약 건수가 반 토막 났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원전 수출 계약 건수는 30건으로 5년 전인 2015년(62건)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원전 기업들은 지난 5년간 생사기로에 내몰렸다"면서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하루가 급한데 정부 부처들은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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