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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밥값 하는 국회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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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밥값 하는 국회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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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님이 오셔야 뭔가를 할 텐데, 새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을 시작도 못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한 고위 간부는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하자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인사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국회는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심사 또는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청문 기한은 지난 20일로 끝났다.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를 다시 요청할 수 있다.

윤석렬 대통령은 21일 이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과 관련해 "나토 가기 전에 (재송부를 요청)하고, 시간을 넉넉히 해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다음 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출국 직전에 국회에 재송부 요청을 함으로써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열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주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두 후보자를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야당에게 빌미를 줄 수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일테다.


지난달 10일 윤석렬 정부가 출범한 뒤 벌써 43일이 지났지만 아직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수장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 국회가 이제서라도 원 구성에 합의해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더라도 두 부처 장관이 취임하려면 시간이 제법 걸린다. 국회가 원 구성을 둘러싼 갈등을 이어간다면 인사청문회는 물건너 가게 되고,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과정을 거치든 사실상 두 달가량 부처 장관 자리에 공백이 생기는 것이다.


교육부 장관은 디지털 인재 양성 등 국정과제 수행을 위해 신발 굽이 닳도록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이 주요 국정과제가 된 상황에서 다른 부처와의 협력, 대학 정원 조정 등 시급한 일이 하나둘이 아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연금개혁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두 장관의 공백을 차관들이 오랜 기간 메워갈 수는 없다.

국회가 법에서 정한 인사청문 절차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국회의원들은 본인들이 해야 할 책무를 다 하지 않을 때마다 온갖 이유를 끌어다 핑계를 댔다. 그러면서도 의정비는 고스란히 챙겨간다. 더욱이 지금은 거대 야당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형국 아닌가. 국민은 대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정권 교체를 선택했지만 야당은 선거에 잇따라 진 뒤에도 내부 권력투쟁에 몰두하고 있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움켜쥐겠다는 욕심만 부리고 있다. 입법권으로 새 정부의 발목을 잡겠다는 생각이 공공연히 비쳐진다.


국민은 장관 후보자가 국정 수행에 적합한 인물인지 국회에서 제대로 따져주길 원한다. 그동안 언론과 야당이 제기한 각종 의혹이 어디까지 사실인지를 인사청문회에서 검증해야 한다. 지금은 여당이 인사청문회를 막을 명분도 힘도 없다. 하루 빨리 인사청문회를 열지 않아 생길 비난은 야당 몫이다. 윤 대통령이 인사청문회를 기다리다 임명을 강행한다고 해도 할 말이 없어진다.


밥값 하는 국회. 이런 국회를 보고 싶다.




조영주 바이오헬스부장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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