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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끝 홀로 맞이하는 '노인 고독사' 문제 심각...해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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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고 사망자' 2017년 835명 → 2020년 1385명, 지속적 증가
쪽방·고시원 등 혼자 사는 50대 이상 59.8%, '고독사 위험군'
노년층 문제 심각...고독사 사망자 60대가 가장 많아
전문가 "지역사회서 사회적 관계망 탄탄히 만들어야"

고령화와 핵가족화가 심화되면서 '노인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다.

고령화와 핵가족화가 심화되면서 '노인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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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이웃은 물론 가족도 모르는 사이 삶의 끝을 맞이하는 노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임종을 맞이한 지 수일은 물론 수개월이 지나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핵가족화가 심화하면서 연고 없이 살아가는 '독거노인'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따른다.


지난달 16일 오전 부산 영도구 동삼동 한 아파트에서 홀로 살던 60대 여성 A씨가 숨진 지 수개월 만에 발견됐다. 현장을 찾은 검안의는 A씨가 숨진 지 최소 6개월 이상 됐다는 소견을 냈다. 발견 당시 집 안에는 A씨가 키우던 반려견 한 마리도 함께 숨져 있었다.

A씨의 시신은 "연락이 안 된다"는 아파트 관리소장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과 행정복지센터 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조사에 따르면 기초생활수급자였던 A씨는 오랫동안 조현병과 정신질환 등을 앓았으며, 외부와 연을 끊고 은둔형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쪽방촌·고시원 등에 사는 중장년층 1인 가구의 상당수가 '고독사 위험군'으로 나타나 노인 고독사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쪽방촌·고시원 등에 사는 중장년층 1인 가구의 상당수가 '고독사 위험군'으로 나타나 노인 고독사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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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고립돼 살아가다가 쓸쓸한 임종을 맞이하는 노인 고독사 문제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쪽방촌·고시원 등에서 홀로 사는 중장년층의 상당수가 '고독사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20일 서울시는 "지난해 실시한 '주거취약지역 중장년 이상 1인 가구 실태조사' 결과 쪽방이나 고시원·여관 등에 혼자 사는 50대 이상 6만677명 중 3만6265명(59.8%)이 고독사 위험군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태조사는 서울시내 주거취약지역에 사는 중장년 이상 1인 가구원 총 14만4398명 중 설문에 응한 6만677명(42%)에 대한 조사 결과로, 미응답자 중에서는 이미 숨진 사례가 521명으로 나타났다. 고독사 위험군은 '최근 10년간 실패나 상실 경험이 있는지', '최근 1주일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혼자 술을 마신 횟수', '최근 1주일간 하루 평균 외출횟수' 등 10개 항목을 파악한 뒤 점수화해 분류됐다.

실제 고독사로 정식 분류된 사례도 늘었다. 연고자가 없거나 알 수 없는 경우, 연고자가 있지만 주검 인수를 거부하는 경우에 시신은 '무연고 사망자'로 분류돼 장례 절차가 진행된다. 사망한 독거노인 중 상당수가 무연고 사망자로 분류되는데, 이 같은 무연고 시신처리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고독사로 사망한 인원수는 △2017년 835명 △2018년 1067명 △2019년 1204명 △2020년 1385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노인 고독사가 증가하는 것은 1인 가구 노년층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노인 고독사가 증가하는 것은 1인 가구 노년층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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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에서도 노인 가구에 대한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서울기술연구원 소속 최수범 연구위원이 발표한 '고독사 실태조사 자료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년간 서울에서 고독사로 분류된 사망자 127명을 분석한 결과, 60대가 31.5%(40명)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26.8%(34명), 70대 18.1%(23명), 40대 13.4%(17명)로 조사됐다.


고령화 가운데 핵가족화가 심화되면서 연고 없이 살아가는 1인 가구 노년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따른다. 지난달 8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1인가구는 지난 2020년 기준 35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9년 32만6000명에서 1년 새 3만명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는 지역사회의 사회적 관계망을 통한 사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년층 1인 가구의 경우 본인도 고독사가 두려우신 분들이 많다"며 "여러 가지 이유로 가족망이 옅어진 만큼 지역사회에서 사회적 관계망을 좀 더 탄탄히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사람들이 존엄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노년 생활을 준비할 수 있는 교육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가 서로를 챙기는 사회적 관계망이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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