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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하나를 얻고 하나를 잃으면 무슨 소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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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다. 21일엔 한미 정상회담이 서울에서 열린다. 윤 정부 외교안보팀의 내공을 보여주는 첫 시험대이다.


하지만 출범 11일 만의 정상회담인 만큼 성과에 너무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 업그레이드는 다음 회담에서도 가능하며, 이번엔 업데이트만도 좋다. 오히려 어느 정도 여유와 독자성을 보일지 관심이다. 미국과의 관계를 우선하는 것도 좋지만 미국 우선주의를 우선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시론]하나를 얻고 하나를 잃으면 무슨 소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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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부의 특성상 한미동맹의 강화는 당연하나 방법상 신중했으면 한다. 쿼드(QUAD)의 경우 단계적·점진적으로 참여했으면 한다. 제도화가 급한 것이 아니고 기능·역할 차원에서 플러스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제도적 멤버십이 되어도 제2의 인도가 된다면 쿼드 마이너스로 취급될 것이다.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4월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열병식에서 자신들의 근본이익 침탈 시 핵무력을 사용할 수 있음을 연설했는데, 공격이 최선의 방어임을 확신하는 듯하다. 그간 북핵 관련 수세적 자세에서 공세적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시, 대화로의 급전환 시 어떤 비단 주머니를 가지고 있을지 궁금하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비핵화와 한반도 방위 의지를 재확인하겠지만 완전한 비핵화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궁예의 독심술이 아니라도 미국의 대북정책은 전략적 무관심임을 모두가 안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체제 정착을 최종 목표로, 점진적 이행 프로세스가 포함된 로드맵 합의가 현실적일 수 있다. 신외교안보팀은 이명박 정부 때 경험과 교훈이 있다. 북한과 신정부의 신경전 후 대화 재개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신정부의 신외교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중국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굴종 외교’에 대해, 상호존중과 협력, 국익과 원칙에 기반한 대중(對中) 외교를 강조했다. 중국의 전랑(戰狼) 외교 행태는 분명히 시정해야 하지만, 외교는 정책의 연속성이 중요한데, 기존 불만을 바로 세우려다 갈등을 부를 수 있다.

신정부의 한중관계가 문재인 정부의 한일관계일 수 있다. 만족스럽진 않아도, 사드 ‘3불’(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화 않는다) 폐기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하나를 얻고 다른 하나를 잃으면 무슨 소용인가.


한중관계의 향후 5년은 3D에 달려 있다. 즉 한국이 쿼드(QUAD)의 단계적 참여, 사드(THAAD) ‘합의’의 유지, 비핵화(CVID)에 유연한 접근을 하는 것이다. 중국은 한국이 쿼드 참여를 공식화·제도화하지 않고 경제와 연성 이슈 협력으로만 제한할 경우 반대하기 어렵다. 봉합된 사드를 한국이 풀지 않는다면, 대북 강경 일변도로 흐르지 않는다면 한중관계는 기본은 할 것이다.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원칙은 강조하되 행동은 신중했으면 한다. 신정부의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에 걸맞은 국제사회 기여가 필요하지만, 자유·평화·번영 중 자유에 방점을 찍지 않았으면 한다. 자유를 내세울 경우, 이념과 체제가 다른 국가들과의 불필요한 대립을 야기한다. 선택 여지를 넓히는 것이 국익 외교이자 실용 외교이다. 신정부는 외형상 국위(國威), 내용상 국익, 방법상 실용 외교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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