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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전환기 고용 최대 쟁점…갈등 지속 땐 산업경쟁력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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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전기차 비중 33% 되면
3만5000여개 일자리 사라지고
관련 기업 10% 도산 전망
전 세계적인 고용축소 불가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영향
당장 내년 생산도 만만찮은 상황

전문가 "전동화, 가야 할 길
최대 고용 보장-산업 경쟁력 유지
노사가 슬기로운 합의점 찾아야"

전기차 전환기 고용 최대 쟁점…갈등 지속 땐 산업경쟁력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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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계에 ‘강성(强性)’ 노조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는 것은 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일자리 문제와 궤를 같이 한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중심의 산업생태계를 뒤흔들 전기차·수소전기차 양산이 본격화되며 고용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전동화에 따른 고용 축소는 전 세계적으로도 피할 수 없는 길인 만큼 사업구조 혁신에 노사간 긴밀한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완성차 업계 노조는 이와 달리 일자리와 일감 등을 놓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건 강경 노선으로 속속 바뀌고 있어 자칫 산업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제9대 전국금속노동조합총연맹 현대자동차지부 선거에서 당선된 안현호 후보(56)를 비롯한 새 지도부는 내부 현장조직인 ‘금속연대’ 출신으로, 강성 노선을 걷는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날까지 진행되는 한국GM 노동조합 지부장선거 결선투표에 오른 김준오(51)·민기 후보(51) 역시 강성 성향으로 분류된다. 오는 16~17일 1차 투표, 26~27일 2차 투표가 예정된 기아 지도부 선거에서도 강성 지도부가 들어설 경우 강성 노선이 주류화될 전망이다.

◆전동화 등 미래차 전환에 고용 ‘흔들’…내년 노사관계 험로 예상= 업계에선 완성차 업계 노조에 강성 지도부가 잇달아 등장하는 이유로 전동화 등 미래차 전환에 따른 고용 문제를 꼽는다. 전기차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차에 비해 엔진 등 주요부품 수가 30%가량 줄기에 작업공수 역시 감소,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2030년 전기차 비중이 33%에 도달할 경우 관련 기업 중 10%가 사라지고 약 3만5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현대차 노사 역시 올 초 아이오닉 5 조립공정에 투입되는 인력 규모를 둔 갈등을 겪기도 했다. 결국 노사는 아이오닉 5 생산에 따라 남는 인력 일부를 다른 차종 생산 라인에 배치하는 방식 등으로 갈등을 봉합했지만, 추후 전기차 생산이 늘면 늘수록 이 같은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당장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량을 연 100만대로 확대키로 한 상태다.


특히 최근엔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따라 현지 전기차 생산 가능성도 부상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GV70 전동화모델 등의 미국 현지 생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 새 지도부는 이번 선거 주요 공약으로 △외주화·자동화·물량이관 등 고용불안 요소 척결 △파워트레인 사업부 고용대책 마련 및 친환경차 핵심부품 사내 조립 △해외공장 운영에 대한 노조 개입력 강화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상황은 다르지만 한국GM 노조 지도부 선거에서도 산업전환 대응전략은 핵심 화두다. 전기차 양산에 따른 고용이 문제가 된 현대차·기아와 달리, 한국GM은 생존을 위한 물량 확보가 시급하다.


1위로 결선에 오른 김 후보는 조합 내 ‘글로벌전략실’을 마련, 국제 자동차 전문가를 채용해 제너럴모터스(GM)의 정책·동향을 분석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전기차 등 신차 배정을 이끌어 내 물량 안정화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민 후보 역시 전기차·내연기관차 혼류 생산, 유럽시장 재진출 요구, 외국계 3사 공동대응 체제 등을 내세웠다. 이는 오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GM의 전동화 전략과도 궤를 같이한다. 한국GM은 GM의 이 같은 글로벌 전략이 마련된 이후 현재까지도 전기차 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최근 GM은 국내 기자간담회에서도 전기차 생산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딜레마적 상황, 슬기로운 합의점 찾아야"= 문제는 내년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마주할 현실이 밝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당장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의 영향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실제 한국자동차연구원과 자동차 분석기관 오토포캐스트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9월 누적 459만4000대를 생산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4.0% 감소한 수치다. 내년에도 이 같은 상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평가다.


그 사이 미래차를 향한 경쟁국들의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상하이 기가팩토리를 확장하는 데 이어 독일 기가팩토리를 건설하는 등 생산 역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독일계 업체들도 새 전기차 공장을 마련하거나(폭스바겐), 기존 엔진 생산에 투입되던 노동자들을 재교육해 모터 생산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다임러) 등 빠르게 변화에 적응 중이다.


전문가들은 산업전환기 각 노조가 딜레마적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도 강성으로 치달을 경우 국내 완성차 산업의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동계로서도 전동화는 피할 수 없는 미래임과 동시에 고용 감소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딜레마적인 상황에 놓여 있는 국면"이라면서 "민의대로 강성 노선으로 치닫는다면 국내 완성차 산업 경쟁력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은 "전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이에 따른 고용 문제는 비단 국내 완성차 업계뿐 아니라 전 세계 완성차 업계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진통이지만, 가야 할 길이라는 점은 명확하다"면서 "결국 최대한 고용을 보장하면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 완성차 노사가 할 일"이라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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