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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으면 즉시상환 원칙 '대출의 덫' [당신의 꿈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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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의 덫…폐업조차 못하는 신세

소상공인 대출 약정에 발목
매출 반토막…상환도 힘들어

문 닫으면 즉시상환 원칙 '대출의 덫' [당신의 꿈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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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대출을 받지 말고 미련 없이 접었어야 했는데, 제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서울에서 15년간 소규모 주물공장을 운영해온 강찬일(가명·60세)씨는 폐업 결정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어떻게든 버텨보고자 지난해 받았던 대출이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문을 닫으면 대출금을 일시 상환해야 하는 ‘원칙적’ 조건 때문이다.

지난해 정부와 금융권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실시한 저금리 대출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금리 연 1.5%~2% 금리에 최대 2000만원 한도로 진행한 소상공인 대출이 대표적이다. 해당 대출은 하루 만에 마감될 정도로 많은 소상공인이 대출 지원을 받았다.


문제는 융자 지원 조건이 ‘영업장을 운영하는 사업주’ 대상이라는 점이다. 폐업을 하면 이 기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일시상환의 압박에 놓일 수 있다. 강씨는 "코로나19가 이렇게 길어질 줄 모르고 대출을 받아 직원 월급과 임대료로 다 써버렸다"며 "이제는 더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국에서는 강씨와 같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인터넷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매일 같이 대출 일시 상환과 관련한 소상공인들의 성토가 이어진다. 한 식당 사업주는 "상환 조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업종에 쇼핑몰을 추가해 주소를 집으로 옮겨 놨다"라며 "실제 식당은 폐업하고 사업자 등록증만 유지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정부는 대출금 일시 상환의 고통을 호소하는 소상공인이 늘자 대출금 상환유예를 확대하는 안을 내놨지만 현재 시중 은행과 대출 상품에 따라 기준은 제각각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앞으로 폐업하는 소상공인이 더 속출할 것으로 예상돼 마냥 연장혜택을 주기도 어렵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금융기관에서 폐업을 하더라도 이자 납부를 성실하게 해왔다면 만기 때까지 대출금을 유지해주고 있다"라며 "다만 이자가 연체되거나 위장폐업 등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대출금을 일시 상환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대출 일시 상환과 관련한 약관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폐업한 뒤 기관으로부터 대출 상환 통보를 받는 자영업자들이 상당수"라며 "대부분 은행이 상환 유예 조치를 해주고 있으므로, 우선 대출기관에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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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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