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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불명인 아들을 운전자로 몰아간다” 부모의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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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불명인 아들을 운전자로 몰아간다” 부모의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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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광주광역시에서 일어난 한 교통사고 운전자 특정이 7개월째 지지부진한 가운데 운전자로 지목된 아이의 부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를 통해 아들의 누명을 벗겨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의식불명인 제 아들을 운전자로 만들어 버리며 진실을 덮으려는 사람들을 강력하게 처벌해 주십시오’라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은 현재까지 7000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소소한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뉴스에서나 접할 수 있는 사건이 우리가족을 검은 그림자로 처절하게 뒤덮었다”며 “지난 6월 무면허 운전하는 친구의 차에 동승한 우리아이가 충돌사고 후 지금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렇게 의식불명 상태인 내 아들에게 사고 차량의 운전을 했다고 누명을 씌우고 있다”며 “동승자들과 동승자 부모들, 사고차량 차주, 수사기관 그리고 국과수 공무원들이 이해할 수 없는 수사결과를 도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들이 운전석에 앉아있지 않았다는 증거로 아들이 다친 부위, 사고차량의 파손 상태 등을 내세웠다.


이어 “아들은 오른쪽 머리를 크게 다쳤으며 사고차량의 운전석은 멀쩡하고 조수석 부분이 크게 파손됐다”며 “사고 당시 부모의 동의도 없이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큰 부상을 입어 상식적으로 조수석에 탔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사기관은 증거가 없다며 동승자들의 진술에 의존해 아들을 운전자로 지목했다”고 토로했다.


청원자는 경찰의 안일한 대처와 수사에 대해서도 짚었다.


그는 “피해 차량의 블랙박스를 요구하자 처음에는 없다고 했다가 사고 현장 사진을 보고 블랙박스가 확인되자 녹화가 되지 않았다고 얘기했다”며 “피해 차량의 차주의 진술에 의하면 경찰이 블랙박스를 가져갔다고 하는데 처음에 블랙박스가 없다고 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울분을 토했다.


사고 차량 모습.

사고 차량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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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피해차량에 대해서도 차량보존신청을 했지만 한마디도 없이 차량은 폐차됐다”면서 “피해 차량 차주는 사고 후 경찰서에서 인근 CCTV를 경찰과 같이 확인했다고 하지만, 경찰은 CCTV가 없다고 일관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운전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PC CRASH(충돌테스트)를 해주지 않아 사비를 들여 민간업체에 의뢰한 결과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가장 크게 다쳤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며 “동승자, 수사관, 국과수의 주장대로 아들이 안전벨트를 한 상태에서 운전석에 있었다면 직접 충격을 받은 조수석 탑승자와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뒷좌석 탑승자가 경미한 부상만 입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광주 서부경찰서·국과수·동승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 특히 교통사고를 수없이 접한 전문가들도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가장 크게 다쳤겠다고 한다”면서 “국과수 1차 감식 결과를 보면 혈흔이나 지문 등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이 없고 조수석 벨트에 묻은 섬유조직을 가지고 조수석에는 다른 아이가 앉았다고 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청원인은 아들의 몸이 가장 큰 증거라고 얘기했다.


그는 “아들의 오른쪽 어깨(쇄골) 부분에 안전벨트에 의한 흔적이 있다”며 “오른쪽 어깨에 안전벨트 자국이 생겼다면 차량 오른쪽에 앉아야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영화에나 나올법한 사건이 저에게도 일어났으며 이번 일을 겪으면서 이러한 일이 저뿐만 아니라 소위 말하는 기댈 곳 없고 힘없는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 생각된다”며 “어떤 이유로든 사고차량에 함께 탄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다가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것은 천번만번 생각해봐도 우리 아들과 동승한 아이들의 잘못이라 생각하지만 누명은 벗겨져야 할 것이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되도록 투명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매조졌다.


해당 국민청원은 이날 현재(오후 3시 기준)까지 7100명이 동의했다. 게시 이후 30일 동안 20만 이상 추천 청원에 대해서는 정부 및 청와대 책임자가 답변한다.


한편 지난 6월 20일 오전 4시 20분께 광주광역시 서구 풍암동에서 A(18)군을 비롯한 10대 청소년 5명이 타고 있던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4차로에서 마주 오던 차량과 사고가 났다.


당시 A군 등이 타고 있는 차량은 조수석을 부딪쳤다. 이 사고로 A군만 유일하게 머리를 크게 다쳐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동승자 4명은 모두 A군을 운전자로 지목하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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